노자의 통나무, 731 마루타, 유튜브 브이로그까지

by 윤해



2023. 11.21

지구는 수구다. 물이 있으므로 만물이 생겨났다. 생명은 물론이고 우리 발밑에 차이는 조그마한 돌부리부터 태산준령까지 산정상의 옹달샘부터 망망대해의 바다까지 동토의 빙산부터 하늘의 구름까지 수구인 지구에서 물이 간여하지 않는 곳이 없다.

물은 알겠는데 노자가 물 다음으로 이미지화한 통나무는 무슨 연유로 노자를 사로잡았을까? 메타포가 강력하여 생각이 많아진다.

몸에서 앞발이 해방된 우리 인류가 해방된 앞발을 손으로 바꾸어 무엇인가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재료가 나가 아닌 남, 나무일 것이다. 이렇게 처음으로 인류의 재료가 된 나무는 수구인 지구를 닮아 물을 품은 생명이다. 나무를 잘라 수관을 끊고 말려 함수율 15% 이하로 떨어뜨려야 비로소 인간이 재료로 사용하는 통나무로 재탄생되는 것이다.

몸이라는 옷을 입고 수렵채집과 먹이사냥을 통해 배를 채우며 이동하는 운명 속에 놓인 인류가 그날 저녁 숙명대로 잘 곳을 마련해야 했기에 진화된 앞발, 손으로 땅을 파다가 바위를 깎다가 문득 눈앞에 펼쳐지는 원시인류가 두고 온 고향나무에 생각이 미치자 우리가 어디 남이가 하면서 도로 나무로 기어올라가는 대신에 나무를 자르면서 우리는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다.

나무에서 내려온 나가 다시 나무로 들어가는 생태계의 순환 속에 놓인 우리 인류가 나무를 자르고 말리고 엮고 세우고 올리고를 반복한 역사가 우리 인류가 손을 써서 만든 집다운 집 통나무로 만든 집, 로그캐빈이다.

따라서 통나무는 우리의 본향과도 같은 나와 너 그리고 남이 교차되고 섞이는 삶의 메타포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통나무는 그렇게 오랫동안 로그캐빈으로 우리의 본향과 안식처로 자리매김하면서 물과 같이 자연스럽게 우리를 지켜주었지만 전쟁의 광기는 나와 너가 죽고 죽이는 것도 모자라 나와 너가 한 뿌리의 나무에서 함께 내려온 소중한 동반자임을 망각하고 전쟁에서 이긴 나가 전쟁에서 진 너를 그냥 생명이 없는 통나무, 마루타로 취급하는 인류사의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른 731 마루타 부대로 탄생했다.

731 마루타 부대에서 생체실험을 자행한 너는 생명이 있는 나를 생명이 없는 남으로 취급하기 위해 사람을 통나무로 비유해 마루타로 부르는 극악의 메타포도 서슴지 않았으며 나와 남이 서로 생명으로 연결되었다는 인류의 본향적 가치를 말살하였다.

나가 너를 통나무라 부르며 온갖 악행을 자행했던 731 마루타 부대는 전쟁이 끝나고 청산되지 않는 유산으로 남아 망령이 되어 현대의학으로 스며들어 세균학과 외과수술의 FM으로 자리 잡은 마루타, 통나무의 역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심히 난감하다.

오늘날 우리는 유튜브라는 브이로그를 통해 서로 소통한다.
나가 아니고 남, 나무를 잘라 수관, 물튜브를 막아 통나무, 로그캐빈을 만들어 살던 우리 인류가 통나무집을 헌신짝 버리듯이 버리고 차디찬 콘크리트 집안에서 살다 보니 다시금 두고 온 통나무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다가 너튜브를 연결해 브이로그라는 보이는 통나무에 몰입하며 나무에서 같이 내려온 인류라는 동반자와 소통하는 문명의 거대한 순환을 단순히 노자의 메타포로 던진 통나무로 이해하기가 어찌 어지럽기 한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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