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 사랑

by 윤해



2023.11.23

속절없이 흐르는 게 시간이야 세월가도 모르는 게 사랑이야 안개처럼 가리어진 마음이야 샛별처럼 빛나는 게 사랑이야
나 너 좋아해라고 하는 유행가 가사다.

발광체인 나가 반사체인 너를 만나 너의 눈에 비친 샛별 같은 나를 보고 빛나는 사랑을 한다는 말인가?

나와 너 너와 나는 점 하나를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나도 되고 너도 된다. 사랑은 나와 너라는 사람이 사랑을 주고받으면서 사람이 사랑이 되고 사랑을 함으로써 새로운 사람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이다.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다라는 가스펠송의 가사를 빌리지 않아도 사랑은 지구라는 별에 생명의 옷을 입고 온 우리가 해야 할 알파이자 오메가이다.

인간이 만든 세상에서 믿음은 마치 건축에 있어서 콘크리트와 같은 존재다. 우리가 이룬 문명의 출발이 믿음으로 시작된다는 것은 농업혁명 이후 잉여농산물이 화폐경제로 전환되던 시기에 오늘날까지 내려오고 있는 거대 종교가 시작되었고 그 종교의 출발은 믿음을 기반으로 한 신앙에 기초한다.
오죽하면 성경이 신약과 구약으로 불리는 약속의 종교, 믿음의 종교가 된 것이 우연이 아닌 것이다.

믿음은 종교뿐만 아니라 화폐경제에서도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보이지 않는 신을 믿는 것이나 원본가치가 없는 화폐를 믿는 것 모두 약속과 믿음에 기반한 인류문명의 구동축으로 작동하여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하였다.

이처럼 실재하지 않는 허상을 나의 아상으로 삼아 믿는 마음에서 종교와 경제가 생겨나고 부흥하였지만 그에 대한 부작용으로 나의 참모습을 발견하지 못하고 실재하지 않는 아상이라는 허상을 가지고 으뜸인 나를 버금인 너로 둔갑시키고 버금인 너라는 반사체에 비친 나를 으뜸이 아닌 버금으로 폄훼시킨 악행이 시작되면서 본래의 나는 없어지고 종교와 체제 안에서 아상이라는 허상에 반사된 너를 나로 믿고 살아온 것이 세상 속의 나의 모습인 것이다.

소망은 우리가 자신이라고 믿는 모습에 욕심이라는 덧칠을 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믿음에 소망을 더하며 배가 산으로 올라가듯이 나의 본모습을 더욱더 찾기 힘들어진다. 인간은 여백을 가지고 태어나며 살면서 여백을 채운다. 그런데 대부분의 인간은 이 여백을 결핍으로 인지한다. 여백을 결핍으로 인지하는 순간 나는 네가 가지고 있는데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싶은 욕망에 사로 잡힌다.
보석같이 으뜸인 내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버금과 같은 허상을 아상으로 바꾸고 아상에 욕심을 입혀 그 아상을 완벽하게 꾸미려고 안갖 힘을 쏟는 모습이 우리가 세상을 사는 적나라한 현실이다.

나 너 좋아해 너 나 좋아해로 시작되어 사랑을 나눔으로써 너와 나가 한 몸이 되어 너라는 반사체를 나라는 발광체로 바꾸고 너라는 버금을 나라는 으뜸으로 바꾸어 사랑으로 사람을 낳아 세상에 내어놓는 모든 것의 시작이 사랑이므로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사랑이 으뜸인 이유이다.

세상 속에서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은 만만치 않다. 문명의 이기 속에 녹아있는 이기적인 마음과 욕망을 내려놓지 않으면 끊임없이 나와 네가 헷갈린다.
나 너 좋아해 와 너 나 좋아해 와 같이 완벽해지고 싶은 모든 욕망을 내려놓고 으뜸인 나를 찾아가는 사랑의 여정에 나와 너를 올려놓을 때 비로소 으뜸인 나가 인간에서 사람으로 재탄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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