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장작불 횃불 등불 촛불

by 윤해



2024.04.08

벼락을 맞고도 소신공양(燒身供養)을 통해 자기 한 몸을 장작 삼아 불사르며 기어이 불씨를 지켜냈던 우리 인류가 그 불씨를 가지고 횃불을 만들어 드디어 맹수를 내몰 수 있게 되었고 횃불을 개량하여 문명의 등불을 밝히면서 세상이라는 인간만의 사이버 세계가 시작되었고, 등화가친(燈火可親)한 세상의 인재들이 말과 글을 정교하게 갈아 넣은 노력의 결과가 인류의 역사인지도 모르겠다.

등화가친(燈火可親)으로 밝힌 세상의 운명은 필연적으로 등하불명(燈下不明)이라는 세상의 숙명과 만나게 되고 이 운명과 숙명으로 인해 세상이라는 문명의 등불은 거센 비바람을 맞게 되고 그 비바람 속에서 등불은 꺼져서 촛불이라는 꺼질 듯 말 듯한 불씨의 흔적 만이 판치는 세상을 만들었다.

누가 이렇게 대명천지 같은 환한 세상의 등불을 끄고 거의 꺼질 듯한 바람 앞의 촛불로 세상을 만든 것일까?

아니면 누가 우리들에게 등불 대신에 촛불을 들라 했던가?

지난 70년간 장작불을 지펴 군불을 때고 짚을 불살라 횃불을 높이 들어 올린 대한민국의 히든 히어로들이 제 한 몸 불사르는 소신공양(燒身供養)을 통해 공동체의 기반을 닦고 국민을 하늘 삼아 왕조시대의 질긴 악습과 폐해를 하나하나 장작불과 횃불로 불사르며 달려왔던 우리가 이제는 등불을 높이 올려 문명 대한민국의 기치를 세우고 멋지게 살아 보려는 순간 자유민주주의라는 나라의 국시에서 자유라고 읽고 방종으로 행동하는 촛불세력에게 국가가 접수되는 어이없는 세상을 만났다.

인간이 무리를 만들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화씨지벽(和氏之璧)의 옥(玉)과 같은 완벽(完璧)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완벽(完璧)은 아닐지라도 나름대로 완벽(完璧)한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현재의 가치를 희생하고 미래를 도모하며 여기까지 달려왔다.

그런 대한민국에 기생하여 말만 요란하고 일은 안 하고 끊임없이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듣보잡 세력들이 마치 공동체를 좀먹는 독버섯 마냥 급속하게 퍼지고 있는 상황이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엄혹한 현실이다.

횃불을 촛불로 끌 수없듯이 말로 글을 엎을 수 없고 글이 행동을 이길 수 없다. 그만큼 말과 글은 행동을 수반하지 않는다면 공허한 공염불이자 내로남불 하고 혹세무민 하는 사기꾼이자 범법자의 전유물이 되는 것이다.

불씨를 가지고 야생에서 살아남았고 말씨와 글씨를 가지고 문명을 일으킨 우리 인류가 걸어온 여정은 공동체를 단합하여 번영시키고 번영된 공동체의 유산을 다음세대에 이전시키려는 피눈물 나는 노력의 과정이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이 인류의 금과옥조와 같은 섭리를 가벼이 무시하고 내로남불과 같은 언행으로 공동체를 분열시켜 퇴행하게 하여 다음 세대에게 공동체의 유산이 아니라 감당키 어려운 빚더미를 물려주려고 획책하는 범법자 범죄자 모리배(謀利輩)들이 활개 치면서 말로는 완벽을 노래하고 어두컴컴한 촛불뒤에 숨어서는 온갖 협잡과 범죄를 일상화하는 무리들에게 속아 화씨지벽(和氏之璧)의 고사와 같이 발이 잘리고 손이 묶이는 속수무책(束手無策)의 신세가 되지 않으려면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내리는 결정 하나하나가 모리배(謀利輩)들의 거짓 말씨 글씨를 척결하여 행동의 불씨를 되살려 촛불을 등불로 등불을 횃불로 횃불이 장작불이 되어 세상을 밝힌다면 보다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모리배를 불러오는 혼군에서 나라를 살리는 명군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