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년이라는 의미는 문명을 이루고 사는 인간이 만든 세상에서 의미가 심장한 숫자이다.
부생모육지은의 은혜를 입고 아버지에게 들어가 백일을 살고 어머니의 자궁 속 양수에서 태아 상태로 열 달을 살고 세상에 온 우리 모두는 자신이 겪고 부딪힌 시대뿐만 아니라 적어도 자신을 태어나게 한 부모의 생애 정도는 알고 이해하여야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의 뿌리를 조금이나마 파악하고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현실에 일어나는 사건의 퍼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120년 전 1905년 을사오적의 손에 의해 나라가 통째로 팔리는 외교권을 박탈당한 을사늑약의 계약서는 5년 뒤 경술국치, 한일합방으로 이어지고 망국의 백성이 일제의 이등신민으로 살아가야 했던 나의 부모님들은 과연 어떤 삶을 사셨는가 나는 늘 궁금했다.
백 년 전 이 땅에 오신 어머니의 삶의 시작이 한반도 백년전쟁의 시작이라는 생각을 해보면 비록 97세로 영면하신 어머니의 한 생이 망국과 건국, 전쟁과 평화사이 틈틈이 찾아온 일상에서 종전이 아닌 휴전의 한반도 백년전쟁을 오롯이 견디어낸 세대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우리는 주로 역사를 책에서 배운다. 책으로 배운 역사는 머리로 기억될 뿐 가슴으로 느끼지 못한다.
망국이 되고 1919년 3월 1일 기미독립선언을 통해 만세운동이 요원의 들불처럼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갔으나 일제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비록 한반도 내에서 독립운동은 어려워졌지만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너도 나도 줄줄이 해외로 망명하여 이국의 하늘밑에서 풍찬노숙風餐露宿하면서 세웠던 망명정부가 대한민국 상해임시정부였다.
나라를 잃고 망국의 백성이 되면 제일 먼저 사라져 버리는 것이 구심점이다. 혼군 고종과 을사오적이 우리 백성들에게 저지른 가장 큰 죄악이 싸우지 않고 나라를 팔아먹었다는 점이다. 즉 매국무리들은 국가뿐만 아니라 그들이 속한 공동체의 얼과 구심점까지 깡그리 팔아먹었고 , 이 같은 매국노들의 원죄로 인해 그 당시 백성들은 어어 하다가 나라가 없어졌기 때문에 독립을 하고자 하는 열망과 원은 가득했으나 구심점 하나 없이 순식간에 일제의 이등 신민으로 전락하였던 것이다.
망국의 트라우마로 15년을 숨죽이던 한반도 이천만 동포의 염원이 폭발한 기미년 3월 1일 정오에 시작된 만세운동이 대한민국 상해임시정부를 만들었고 그 임시정부를 구심점으로 모여든 애국지사들에 의해 일제를 향해 비로소 독립전쟁이라는 선전포고를 할 수 있었다.
한반도 백년전쟁의 시작은 이처럼 비폭력 저항정신의 아이콘인 기미년 3월 1일 만세운동으로부터 시작되어 만들어진 그야말로 초라하기 짝이 없는 추상적 구심점에 불과했던 대한민국 상해 임시정부가 1차 세계대전의 전승국으로 욱일승천하던 일본제국에게 당랑거철 螳螂拒轍의 무모함으로 당당히 독립전쟁 선전포고를 함으로써 우리는 비로소 대한제국 망국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난 것이다.
2025년 오늘날 준동하고 있는 을사오적과 같은 선동 매국무리들이 제거하려고 하는 대한민국의 구심점은 과연 무엇이기에 이토록 집요하고 잔인하며 성급하게 대한민국을 난도질하며 국민들을 사분오열 시키는지 똑바로 알기 위해 백 년 전 망국의 그날을 소환하며, 어어 하다가 졸지에 나라의 구심점을 잃어버리고 몰락으로 향하는 길로 들어서는 순간 우리 미래 세대는 망국행 급행열차의 원웨이 티켓을 받고 아무리 깨어나려 해도 깰 수 없는 악몽 속으로 빨려 들어가 지록위마指鹿爲馬를 받아들이는 충직한 망국의 신민이 되거나 해외로 망명하여 풍찬노숙風餐露宿하는 당랑거철 螳螂拒轍의 신세가 되지 않으려면 오늘날 주권자로서 우리는 대한민국을 마비시키고 있는 매국무리들의 적나라한 실체를 반드시 밝혀내고 알아야 하지 않을까?
백 년이 훌쩍 지난 대한제국 망국에서 촉발된 한반도 백년전쟁이라는 역사의 평행이론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멈추지 않고 지금 이 순간 그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