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만든 세상은 권력을 잡기 위해 선동과 음모 그리고 모략이 횡행橫行하는 아수라판이다. 권력을 잡기 위해 올인하면서 달려가는 부나비 같은 존재들의 특징은 한 자리 잡아 호의호식하기 위해서이고 이러한 성향의 인간들은 권력의 냄새를 기가 막히게 잘 맡고 조금이라도 좋은 자리를 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줄을 대고 자리를 줄 기미가 보이면 간이라도 빼줄 것처럼 아첨과 복종을 마다하지 않고 오로지 배금이 주인이고 도덕과 정의는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 행태를 반복하고도 조금의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한다.
말과 글로 이루어진 문명세상에서 공동체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체는 적재적소에 인물을 배치하기 위해 인사와 물자에 전심전력하는 것이며 그중에서도 인사는 만사와 같이 중요하다.
나나 나라의 흥망성쇠가 모조리 인사에 달려있고 이 인사야말로 인간 심리의 끝판왕이며 알파와 오메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어떻게 인물을 쓰느냐에 따라 공동체의 진로는 결정되는 것이다. 역사를 한 번이라도 대관해 보면 일관되게 흐르는 맥락과 흐름은 인물에 따라 역사는 요동치고 흥망과 성쇠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누구는 역사를 도전과 응전의 기록이라고 보고 또 누구는 역사를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이다라고 이야기하지만 사기를 쓴 사마천이 특별히 사기열전이라는 역사 속의 인간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한 이유도 인간이 만든 세상이라는 공동체의 역사에서 인사가 만사임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유아무와 인생지한唯我無蛙 人生之恨이라는 아리송한 과거 시제로 등과 하여 혹세惑世를 하였는지 경세經世를 하였는지 모를, 고려무인정권 시대 역설적으로 문인으로서 이름을 날린 이규보는 무슨 생각으로 오로지 나만 있고 개구리가 없는 것이 인생의 한이라고 여겼을까?
까마귀 노는데 백로야 가지 마라라는 속담대로 누가 까마귀인지 누가 백로인지는 모르겠지만 개구리로 상징되는 뇌물 즉 물자는 까마귀에서 백로로 이동되면서 개구리를 잡아다 주는 까마귀 같은 인간과 개구리를 넙죽 받아먹는 백로 같은 인간들이 세상 안에서 인물이 되어 선세와 악세, 혹세惑世와 경세經世를 반복하면서 무민誣民하고 유표遺表 하는 곳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꾀꼬리로 태어나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아무리 잘 불러도 백로 심판에게 일찌감치 개구리 뇌물을 바친 음치 까마귀를 당해내지 못하는 가치전도의 혼란한 세상은 표리가 부동하고 구성이 오류 되며 메가폰처럼 굉음으로 어수선 하지만 모든 것이 내 손안에 있어 보이는 순간에도 어김없이 때만 되면 나타나는 정반합이라고 하는 역사의 섭리는 쉼 없이 반복되면서 까마귀의 손을 들어준 백로심판을 한 순간에 무력화시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며 그래서 우리는 꾀꼬리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세상은 평평하지 못하다. 복잡계라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이리저리 둘러봐도 마치 굴곡진 산맥과 같이 굽이굽이 꼬이고 비틀어진 협곡과 계곡의 연속이다. 스스로 그러한 자연처럼 자연스럽게 세상에 녹아들 즈음 느닷없이 나타나는 광활한 대평원을 마주하면 우리는 세상이 고르고 평평한 곳이라고 믿고 싶으며 또 그러한 믿음을 기반으로 세상마저도 도와 덕 정과 의로 돌아가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면서 세상에서 구할 수 없는 것을 구하고 이룰 수 없는 것을 이루려고 하는 자가당착에 집단적으로 빠지게 된다.
이러한 자가당착이 광범위하게 퍼져 나가면서 우리는 가치관의 아노미 현상에 빠져들게 되고 그 집단은 겉과 속이 다르고 앞과 뒤가 다르면서 마치 도덕과 정의로운 척 위선의 가면을 뒤집어쓰고 위선은 독선으로 변하고 독선이 책선이 되어 급기야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며 백돌이 골퍼가 LPGA 프로를 지도하려 드는 촌극이 연출되는 것이다.
복잡계의 세상은 와이로蛙利鷺도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다. 노래대결에서 백로심판이 좋아하는 개구리를 상납하는 까마귀의 와이로蛙利鷺는 이제 애교 수준일 정도로 복잡계이자 악세인 지금의 세상은 눈 뜨고 코 베이는 줄 도 모른 체 꼬고 비틀며 쿠션에 쿠션을 더하는 인사들이 나타나 재물의 흐름을 여기서 저기로 왜곡하며 옮기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겉은 검으나 속은 흰 까마귀와 달리 겉은 희고 속이 시커먼 백로를 닮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자들이 와이로를 독점하면서 세상을 쥐락펴락 하겠지만 그들이 먹으려 들고 먹고 있는 개구리가 독개구리가 되어 와이로蛙利鷺가 와해로蛙害鷺가 될지 그 누가 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