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癌 자를 파자해 보면 입 구口자가 한 개도 아니고 두 개도 아니며 세 개가 있는 병이라는 것을 짐작케 하며 치료를 하려면 산으로 가라고 쓰여있다. 사람에 따라 백인백색의 해석도 있겠지만 왜 뫼 산山자를 굳이 써서 암이라는 병에 걸리면 산으로 가라 했는지 궁금해진다.
병은 입구만 있지 출구가 없다. 만사는 들어가는 곳이 있으면 나가는 곳도 있어야 한다. 출입이 원활하고 소통이 자유로우면 병이 아닌 것이다. 때로는 살다 보면 병이 아니고 탈이 나는 경우도 있다. 탈은 불통의 문제가 아닌 역할의 문제이다. 마치 하회탈처럼 상놈이 양반탈을 뒤집어쓰면서 양반 행세를 하고 낭군이 각시탈을 쓰고 각시 행세를 하면 반상이 뒤집어지고 음양이 모호해지면서 만사나 인체에 탈을 일으키는 것이다.
따라서 병을 치료하는 것과 탈을 벗겨내는 것은 병과 탈 만큼이나 다른 경로를 밟는다. 그러므로 모든 질병 치료의 시작은 병이 들었는지 탈이 났는지부터 살펴서 구분해야 치료 방법을 정할 수가 있는 것이다.
병이 들면 일단 세포가 불통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병은 먹기만 먹고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것은 항문과 같은 배설기관이 온전치 못한 사람이 입 구口 세 개를 총동원하여 마치 걸신들린 아귀처럼 먹어대지만 소화와 배출이 되지 않는 상태가 불통이라고 한다.
세포 하나하나가 불통되어 생명이 대사작용代謝作用과 이화작용異化作用을 해 보지만 어쩔 수없이 막히게 되어 세포는 돌덩어리처럼 암석화 되고 암은 불치병이라고 하는 앎이 되어 사형선고를 받은 우리의 삶을 그대로 병원에 내 맡겨 삶아 버리는 메커니즘이 현대인들이 암환자가 되어 생명줄이라고 하는 억겁의 길을 떠나간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은 혹시 아닐까 한 번쯤 의심해 본다.
한반도는 모든 것이 교차하는 장소이다.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라는 세상의 원리도 교차하지만 지리적으로 중위도 온대성 기후대에 위치하여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봄과 가을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고 건조하고, 여름은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운 날씨를 보이며, 겨울에는 한랭 건조한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춥고 건조하다.
이러한 기후대의 영향으로 한반도의 식생은 매우 독특하며 70%가 넘는 산지에서 서식하는 대부분의 산야초가 약성과 독성을 함께 함유하면서 약성은 발현시키고 독성은 법제시켜 순화하면서 한반도의 산들은 자연치유의 장소로서 예나 지금이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세상이 시끄러우니 산을 찾고 산에 파묻혀 살다 보면 불통이 소통이 되는 세상을 넘어 우리 안에 세포 하나하나도 저절로 깨어나서 팽팽 돌아가는 회춘이라도 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보며 산이 거기에 있어 산에 간다는 조지 말로리의 명언에 더해 산에 가서 다만 산 사람이 되고 싶은 원초적 본능이 우리를 산으로 이끄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