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해 록 ] 전쟁을 일으킨 자, 전선을 지키는 자

by 윤해

전쟁은 폭풍이고 천둥이고 번개 또는 벼락이다. 수많은 전사의 작전명이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폭풍 작전 Operation Storm, 천둥 작전 Operation Thunder, 벼락 번개작전 Operation Lightning(Thunderbolt)가 개전의 암호명이자 작전명이 된 전쟁은 부지기수였다.

인류의 역사가 전쟁사나 다름없을 정도로 거친 외교의 결과인 전쟁은 평시의 모순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전가의 보도처럼 위정자들에 의해 오용되고 남용되면서 민초들의 삶과 생명이 갈려나가는 현장을 21세기 지구촌에서는 생중계를 통해 생생히 보여주고 있음에도 강 건너 불구경이 그리도 재미있는지 표정관리에 여념이 없는 빌런들은 오늘 우리가 보고 있는 이웃나라의 비극이 내일 내 발등을 찍을지는 상상도 못 한 채 그저 눈앞의 일상에 일희일비하면서 매국노를 끌어들여 애국자를 십자가에 매다는 행동을 고금을 통하여 반복하는 것이다.


이처럼 전쟁은 무도한 전쟁을 일으키는 전범의 망상과 순간과 고비마다 매를 벌면서 전쟁을 불러들이는 매국무리들의 허상이 합을 맞추고 꿍짝이 맞으면 피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국면으로 우리를 몰고 가면서 결코 끌려 들어가기 싫은 지옥도로 우리 모두를 내몬다.


이처럼 전쟁전야의 고요한 적막에는 상생의 협력이 아니라 모순의 소멸만이 나지막하게 저변에 흐르고 모순의 소멸은 폭풍과 천둥 그리고 번개와 벼락처럼 우리 공동체를 뿌리부터 뒤흔든다.


암호명 폭풍 작전 Operation Storm 224를 앞세워 선전포고도 없이 기습남침한 6.25의 전범 김일성은 T-34 탱크를 앞세워 국군 1사단이 방어하고 있는 개성-문산-파주, 국군 7사단이 지키는 연천-동두천 -의정부-서울과 철원-포천-의정부-서울, 국군 6사단이 상대한 화천-춘천-홍천-원주-충주, 마지막으로 국군 8사단이 지키고 있던 동해 삼척 강릉을 통해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마치 폭풍과 천둥 그리고 번개와 벼락처럼 밀고 내려온 인민군 정예사단들을 상대로 일요일 새벽 허가 찔린 국군은 그야말로 T-34 탱크라고 하는 괴물을 상대로 고군분투하면서 서울 함락을 3일간

버텨낸 것은 어쩌면 기적에 가까운 혈투이자 분투였다.


전쟁을 일으킨 전범이나 전쟁을 불러온 매국무리들은 개전 초기 3일 만의 서울함락이라면서 인민군의 압도적 승리라고 전황을 호도하고 있지만 38선에서 불과 30분 거리의 극악하게 짧은 종심을 가지고 있었던 수도서울을 인민군의 기습남침 속에서도 3일간 함락당하지 않고 버텨냈다는 것은 신생 대한민국 국군의 사기가 얼마나 하늘을 찔렀으며, 다시는 싸워보지도 못하고 망국하는 대한제국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했던 결기가 충만했는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라는 것을 결코 부정할 수는 없다.


미군이 남기고 간 2.36 인치 대전차 로켓포로는 장갑차의 두꺼운 철판을 뚫을 수 없었기에 폭탄 뭉치를 껴안고 다가오는 전차에 뛰어들기도 하고, 갈고리로 탱크의 해치를 열고 수류탄을 던지면서 그야말로 몸이 가루가 되도록 분전했던 국군 장병들의 분투 덕분에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3일을 버텨내었고 그 결과 한강방어선 이남에서 부대를 정비할 시간을 가졌으며 때 마침 일본에서 날아온 미 극동군 사령관 맥아더와 한강 방어선 최전선에서 마주친 어느 이름 모를 국군 병사의 신생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간절한 눈빛의 의미를 맥아더 원수가 읽었다는 것도 6.25 전쟁 개전초기 3일의 시간을 버텨내며 최전방에서 산화해 간 이름 모를 무명용사의 분전과 희생이 없었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6.25 전쟁의 터닝 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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