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뛰지 않으면, 내일 걷지 못할 수도 있다

러닝을 멈추면 우리 몸에 일어나는 일들

by 어나미


어릴 땐 자연스러웠던 것들이 있다. 버스를 향해 전력질주하거나, 아이 뒤를 쫓아 뛰거나.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뛰는 행동'이 일상에서 사라져 버렸다. 핀란드 위베스퀼레 대학교 생체역학 교수 얀네 아벨라(Janne Avela)와 운동생리학 연구자 티미 말리넨(Timi Malinen)은 왜 우리가 꼭 뛰어야 하는가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해 준다.


러닝은 신경근 시스템의 퇴화 늦춰

우리 몸의 근육에는 뇌의 신호를 받아 움직이는 근육 섬유 다발들이 존재한다. 이 다발들은 반응 속도에 따라 '느린 것'과 '빠른 것'으로 나뉘는데, 빠른 다발은 순간적으로 강하고 빠른 움직임이 필요할 때 활성화된다.

문제는 이 시스템이 30대부터 서서히 퇴화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아벨라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러닝 동작이 없어지면 신경근 시스템의 퇴화는 가속화된다.


빠른 근육 다발을 사용하지 않으면, 그 세포들은 죽고 신경은 느린 세포 쪽으로 전환되게 된다. 그 결과 근육은 점점 약해지고 느려진다. 이미 잃어버린 빠른 근육 다발은 안타깝지만 되돌릴 수 없다. 하지만 남아있는 것들을 가능한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러닝이다.


단순히 느려지는 게 아니라, 위험 동반

빠른 근육 다발은 균형 유지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즉, 몸이 흔들렸을 때 이를 빠르게 바로잡는 교정 동작을 가능하게 해 준다. 그래서 우리가 빠른 근육 다발을 잃어버리게 되면 넘어질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노년층에게 낙상은 고관절 골절로도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건강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최소 10분에 1.2km가는 속도는 유지해야

걸음 속도가 초속 2미터(10분에 약 1.2km)를 넘으면 두 발이 동시에 공중에 뜨는 순간이 생기고, 그때부터 걷기는 러닝이 된다. 빠르게 걷는 것과 천천히 뛰는 것의 경계선쯤 되는 속도다. 이 전환점을 넘으면 근육에 걸리는 부하가 커지고, 에너지 소비와 심폐 기능도 함께 활성화된다. 러닝은 뼈 건강 유지에도 좋다. 발이 땅에 닿을 때의 충격이 골밀도를 높이는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단거리 달리기'로도 충분

러닝을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다. 말리넨 연구자에 따르면, 하루 몇 차례 수십 초씩 빠르게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심폐 기능 향상에 효과가 있다.


실천 방법은 간단하다. 걷다가 가로등 한 칸 거리만 가볍게 뛰어보는 것. 뛰는 구간 사이에 숨이 가라앉을 만큼 걷다가, 또 뛴다. 이러다 뛰는 게 익숙해지면 조금씩 거리를 늘리면 된다.


수영이나 자전거로도 단거리 달리기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러닝은 별도의 장소나 장비 없이 일상 속에 바로 실천할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장점이다. 마트 주차장에서 입구까지 뛰어가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두 칸씩 오르는 것처럼, 일상에서 익숙했던 동선에 '뛰는 동작' 하나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러닝이 어렵다면, 무거운 걸 대신 들어라

러닝이 힘든 상황이라면 헬스장에서 무거운 무게를 드는 것도 대안이다. 우리 몸의 근육은 가벼운 동작을 할 때는 느린 근육 다발만 쓰고, 더 큰 힘이 필요해질수록 빠른 근육 다발을 추가로 불러들이게 된다. 쉽게 말해, 가벼운 걸 들 때는 빠른 근육 다발은 아직 잠들어 있다. 우리가 최대로 들 수 있는 무게의 80% 이상은 써야 비로소 잠들어 있던 빠른 근육 다발까지 전부 깨어나 함께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그래서 무겁게 훈련할수록 근육 전체를 고루 자극할 수 있다


종아리 근력의 중요성

허벅지 근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익히 들어왔을 것이다. 그런데 나이 들수록 종아리 근력도 신경 써야 한다. 종아리가 약해지면 발목을 아래로 밀어내는 힘, 즉 발끝으로 땅을 차고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줄어든다. 그러면 한 걸음 내딛는 거리는 짧아지고 걷는 속도가 느려지게 되면서 전체적인 활동 능력이 떨어진다.


종아리 운동은 기계로 해도 되고, 무거운 것을 들고 까치발 올리기를 반복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물론 러닝도 걷기보다 종아리 근력을 훨씬 효과적으로 유지시켜 준다.


출처: Virve Järvinen, "Mitä tapahtuu, jos lopettaa juoksemisen? Professori ja liikuntafysiologi vastaavat", Helsingin Sanomat (HS.fi), 2026년 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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