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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글쓰기의 매력 : 자녀와 함께하는 행복의 길

by 김인경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했나? 나에게도 독서의 계절이 온 것 같다. 처음보다 책이 재미도 있고 마음에 와닿은 것도 크다. 딸은 매일 혼자 공부하다 점심 먹을 때, 나와 통화를 한다. 오늘은 책을 읽다가 딸의 전화를 받았다.


“엄마가 어떻게 20년간 책과 담을 쌓고 살았을까?”라고 말하자, 딸은

“내가 그렇게 책 좀 보라고 하면 들은 척도 않더니?”라며, 엄마의 변한 모습이 신기하다는 듯이 웃었다.




미국에서 만난 남편과 한국에 오자마자 결혼했다. 그때 나는 졸업논문을 준비하는 사이에 딸이 생겼다. 마음이 교차가 심할 때였다. ‘계속 공부를 해서 뭐할까? 지금 우리 형편이 어려운데.’ 남편이 학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많이 어려웠다.


모교에서 교수님의 전화가 왔었다. 학위만 받아오면 강의를 주시겠다고. 달콤한 유혹이었다. 그 유혹을 받아들이면 내 삶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때 당시 형편도 좋지 않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다시 가정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았다. 시댁도 친정도 나의 아이를 돌보아 줄 형편이 못되었다. 경제적인 도움 또한 받을 곳이 없었다.


내가 욕심을 부리면 태어날 딸도, 우리 가정도 쉽지 않을거라는 걸 알았다. 나는 딸을 선택했고 논문을 포기했다. 수료로 끝냈다. 결혼 생활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시댁과 남편 사이에서 내가 감당하기에는 벅찼다. 힘든 생활 속에서 이혼의 갈등을 느낄 때, 아들이 생겼다. 더 이상 갈등을 멈추었다.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배 속의 아이는 지켜야 했다.

딸만 있을 때는 이혼을 신중하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젠 둘이다. 불안전한 가정에서 아이들을 키울 수는 없었다. 그렇게 시달리며 살다 보니 모든 게 귀찮았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 나의 마음은 갈등 속에 살고 있었다.



우선 생활고를 벗어나야 했다. 그리고 두 아이를 잘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처럼은 절대로 살게 하지 않을 거라는 마음이 강했다. 정상적인 가정에서 가난을 모르게 키우고 싶었다. 나만 참으면 가능했다. 그러다 암이 왔다. 그래도 불안은 가시지 않았다. 항상 무언가 쫒기며 살았다. 그때그때 생기는 일을 해결하기도 바뻤다.


투병 생활이 길어지면서 삶의 의욕이 상실되었다. 항상 넘치던 자신감도 사라졌다. 거기다 새로운 사업을 하기에는 경제도 예전처럼 좋지 않았다. 몸은 계속 안 좋아지고 있었다. 건강보다 정신 줄을 놓을 정도로 삶이 지하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최고도에 달하고 있었을 때, 글쓰기 권유를 받은 것이다.




솔직히 글을 쓸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결혼 전부터 남편은 소설이나 수필을 출판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글은 남편같이 이상적이고 감성적인 사람이 써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나같이 현실주의가 글쓰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미흡하고 부족하지만,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글을 쓰다 보니 책 읽기는 기본으로 따라오게 되었다. 그러면서 아이들과 더 가까워졌다. 아들과 딸은 엄마인 나를 존경해 주고 있다. 같이 책 읽기 하자고 하자 잘 따라와 주는 모습도 고마웠다.

어제는 도서관에서 “부의 추월차선”과 “클루지”를 대여해 왔다. 그걸 본 아들은 바로 학교 도서관 전자책이 있는지 확인하는 모습에 저절로 “내 멋진 아들! 학교 도서관에 있니?”라고 물었다. 아들은 있다면서 내가 가져다준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를 보고 읽는다며 저장해 두었다.


아이들과 읽은 책에 관해 이야기하면 가끔 딸은 “동생아, 엄마가 책을 읽더니 좀 이상해졌지? 자꾸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라며 ‘좋다는 표현과 정말 엄마 말이 맞나?’라는 의구심을 표현 한다.



자식은 부모를 보고 닮는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말로만 아이들에게 가르치려고 했던 내 자신이 창피했다. 그래도 항상 엄마는 똑똑하고 지혜롭다고 생각해 준 아이들에게 감사했다. 이제는 좀 더 발전된 부모로 나아가고 싶다.



20231106


가족의 사랑 : 부모의 꿈이 자녀의 꿈일까?

https://m.blog.naver.com/inkyung10/223301097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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