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간섭에 못 이겨 자살하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생기면서 한동안 사회적인 이슈가 대단했었다. 부모는 자녀들을 학교에 맡겼을 때, 선생님을 믿어야 한다. 하지만, 선생님도 사람인지라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행동을 함으로써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이때는 부모가 자녀의 지지자가 되어주고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딸은 계속해서 담임과 아들의 대화를 화가 나서 말하고 있다.
"엄마 아들한테 너는 중학교 때 성적이 어떻게 되냐고 물었데. 그래서 아들이 “10%요”라고 말했나 봐.”라며 딸은 말을 계속하려고 하자,
“딸! 아들이 왜 10%야. 중3 때 거의 1~2% 아니야?”라고 묻자, 딸은
“엄마! 그건 중3 2학기 만이고, 1, 2, 3학년 시험 점수와 수행평가랑 합치면 10% 정도래. 아들 수행평가 엉망으로 했어.”라며 맞는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또 뭐라 했데?”라고 묻자, 딸은
“그럼 특성화 고등학교나 다른 고등학교에 간 아이들 빼고, 계산하면 3등급 정도 되겠구나!”라고 말하면서, 선생님이 무슨 과를 가고 싶냐고 물어봤나 봐. 그래서 엄마 아들 “전기 전자요”라고 말하니깐,
그러면 좋은 대학교는 못 갈 거라면서 듣도 보도 못한 학교 이름을 말하더래. 전기 전자에 대해 아는 게 뭐 있냐고 물어보더래. 엄마 아들이 잘 모른다고 했나 봐. 그랬더니 왜 전기 전자를 가려고 하냐고 묻더래.
엄마 아들이 취업이 잘되어서 간다니깐 뭐라는 줄 알아?”라며 딸의 흥분은 더 심해졌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니깐, 행복의 기준도 사람마다 다르지. 어디든 취업해서 월급 잘 나오면 그게 행복이지. 나도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막말하고 때려도 때 되면 월급 나오더라. 그래서 자기도 행복하다면서. 엄마 이게 학생에게 할 말이야?” 딸의 목소리 톤은 더 올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학원도 안 다니고 도서실도 안 가니깐, 학교 도서실에서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공부하라고 매일 나오라고 했데.”라고 말하는 딸은 분하고 속상한 마음을 어떻게 할 줄을 몰랐다.
기분이 상할 대로 상한 나는,
“아들은 어디 있어?”라고 마음을 갈아앉히고 차분히 물어보았다. 딸은
“옆에 같이 있지. 스피커 폰이야.”라며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아들! 지금 한 말이 다 사실이야? 정말 누나가 말한 거처럼 말했어?”라고 물어보았다. 아들은
“어”라며 짧게 대답했다.
“그러면 학교는 몇 시부터 몇 시까지 나와서 공부하라고 하는 거야? 학교에서 하면 좋은 점이 뭐가 있는지는 말해주고?”라고 묻자, 아들은
“아니. 그냥 남아서 공부하고 주말에도 나오래.”라고 대답했다.
“아들은 뭐라고 했어?”라고 내가 질문했다.
“아무 말도 안 했어. 나 학교에서 공부하기 싫어.”라며 아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했다.
“잘했어. 걱정하지 마! 아들! 학교에서 하고 싶으면 해도 되지만, 엄마 생각엔 도서실 다니고 싶으면 집 앞에 있는 누나 다니는 곳 다녔으면 좋겠어.”라고 말하자,
“싫어. 난 집이 좋아.”라며 자신의 의견을 확실히 밝혔다.
“아까 엄마랑 통화할 땐 왜 말 안 했지?”라고 물어보자, 누나는
“나도 물어봤는데, 엄마는 맨날 그러잖아. 선생님들이 남자 학교라 그럴 수 있다고. 또 그렇게 말할까, 봐 말 못 했데. 상담하면서 자신은 기분이 나빴는데 자기가 민감해서 그런 건지 지금 나에게 물어보려고 말 한 거래!”라며 정리 해주었다.
“알았어. 엄마가 선생님과 통화해 볼게. 기다려 봐!”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것만으로도 ‘이 미친놈을 어떻게 해결하지? 학원을 안 다닌다고 하니깐 완전 개무시 했구먼.’이라고 생각하며 고민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그럴 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했다. ‘S고 과중 반에 올 정도라면 은평구에서 공부에 신경 쓰는 엄마들은 다 모였을 것이다. 대치동 학원도 아니고 동네 학원조차도 안 다닌다고 했으니 무시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은 했지만, 내 아들 일이라 용납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잠시 후 딸의 전화는 나의 이성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했다.
학교는 학생들의 단점을 보완해 주고 사랑해 주어야 하는 곳이다. 학생이 학원을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아이들을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
아이를 학교에 맡기는 부모는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이 웃고 즐겁게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면서 학창 시절을 보내길 원한다. 이 시간이 가면 인생에서 고등학생 시절은 다시 오지 않는다. 소중한 추억을 급우들과 만들고 사춘기를 편안하게 넘기길 바라는 엄마의 소망이 너무 큰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