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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경 Dec 02. 2023

언니의 조언 : 학원과 암 투병 경험을 담은 글쓰기

       

피곤함이 가득한 몸은 아침에 좀 더 많은 수면 시간을 요하고 있었다. 하지만 병원 치료 시간이 오전에 있어 무거운 몸을 이끌며 일어났다. 통증 치료를 마치고 족욕을 하기 위해 물을 받고 있었다.   

   



나에게 글쓰기를 권유한 언니 전화번호가 핸드폰에 떴다. 반가웠다. 언니는 병원에 있는 나를 걱정하면서 아직도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지 궁금해했다. 내 구독자이긴 하지만, 새로 시작한 사업 덕분에 내 글을 편히 읽을 시간이 없었나 보다.     


“당연히 올리지요. 거의 매일 올려요.”라고 말하자, 

“인경 씨! 내가 제안 하나면 해도 될까?”라며 공손히 물었다.

“물론이지요. 편하게 말씀하세요. 언니가 말씀해 주시면 저야 감사하지요?”라고 말하자,     


“인경 씨. 내가 영어학원 인수했잖아. 피아노 학원도 했지만, 거기엔 거의 신경 안 썼고.”라며 언니가 새로 인수한 영어학원에 관한 이야기를 서두로,     


“내가 학원 인수할 때, 인경 씨와 이런저런 이야기 했잖아. 인경 씨 조언을 들으면서, 내 마음에 아차이거구나정말 진솔하고 나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라며 말씀하시는데 기분이 좋았다. 웃으면서 나는

“감사해요. 좋게 받아주셔서. 어떻게 보면 월권인데.”라고 말하자. 언니는


“학원을 하면서 요즘 학원 운영 및 강사에 대한 자료들을 찾는데인경 씨만큼 진솔하고 정확하게 중요한 사항을 말해주는 프로나 글을 찾지 못했어다 그냥 그렇더라고.”라며 나의 칭찬이 과하셨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고 나는 기분이 좋았다.


언니는 계속해서 말씀하셨다.     

“나는 암에 대한 인경 씨 경험과 학원 운영 시 주의 사항교사의 자질교사 선택 방법교사 교육 방법학생들의 문제 등 인경 씨 경험을 글로 써 봤으면 좋겠어    

 

사실 암에 대한 지식은 찾으면 많잖아. 하지만, 실제 경험을 쓰는 경우는 많지 않아. 특히 학원 운영은 더하고. 내가 우리나라 최고 상류층 그룹에서 살았잖아. 청담동, 잠실, 강남 등 분위기를 다 알잖아.      


어쩌다 지금 불광동 구석으로 왔지만, 인경 씨와 만나 많은 이야길 하면서 진솔한 인경 씨 마음이 가슴에 와 닿더라고.     


이번에 넷플리스에서 하는 ”티쳐스“를 봐봐. 재미도 있고, 인경 씨가 보면 부모나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을 거야. 인경 씨 글도 내가 읽어보니깐 나쁘지 않더라고. 지금처럼 경험을 바탕으로 사실을 써나가면 좋겠어.”라며 거의 1시간 가까이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언니는 내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내 글이 나쁘지 않다는 말은 아침의 찌뿌듯한 기분까지 다 잊게 해 주였다.     




내 자식에게 하는 교육방식을 띄엄띄엄 쓰고는 있다. 아들딸의 비교가 확실하다. 적극적이고 똑똑한 딸과 소극적이고 기가 딸리는 단순한 아들어떻게 보면 아들 고담임이 본 것처럼아들은 보통 아이 이거나 조금 떨어진다. 그런 아들을 나는 최선을 다해 기죽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키우고 있다.    

 

학원을 운영하면서 많은 아이를 보며 느낀 점이 많았다. 우리 아들같이 순하고 약간 뒤 떨어지는 아이는 부모의 사랑이 몇 배 더 요구된다또한 늦는 아이를 재촉하지 말고 기다려 주어야 한다. 나도 남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많았다.      




언니의 말씀을 듣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티쳐스”를 3편 보았다. 마음이 아팠다. 내 아들을 보는 것 같았다. 학원 할 때 만난 아이들을 다시 만나는 기분이었다.

      



언니는 또한 모든 학원 선생님의 마지막 목표는 학원 원장이라고 했다. 나는 웃었다. 언니는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학원 원장이란 위치에 올라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나의 노하우를 글로 표현해 달라고 했다.     


’나의 노하우를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가르친 방법은 나만의 방법이었다방법은 쉽고 단순하지만누구나 따라 할 수 없는 방법이다원장의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언니가 영어학원을 인수한다고 했을 때 반대했다. 언니는 아저씨와 더 이상 놀기가 지겹다며 하고 싶다고 했다. 내가 했던 노하우를 거의 가르쳐 주었다어떻게 하면 망하는지흥하는지선생님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아저씨가 학원에서 해야 하는 일과 언니가 해야 하는 일까지 상세히.    

 

언니는 아저씨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아저씨는 10대 대기업의 CEO이셨고외국 항공사도 직접 만드신 분이다. 하지만 학원 운영과 그런 일과는 완전히 다르다. 다른 이유도 설명해 드렸다. 나보다 더 똑똑하고 잘하시는 분이라는 걸 알지만, 나를 생각해 주시는 마음이 크신 분이라 걱정되었다.   

  



나에게는 이상한 능력이 있다. 사업하는 곳에 가면여기가 왜 성공했는지망했는지 다 보인다방법도 안다. 남편도 내가 사업을 다시 하기만을 기다린다. 지금은 내가 아프고 신경 쓰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자, 강요하지 못하고 스스로 할 일을 찾은 것이다.     


언니 말대로 ‘티쳐스’를 보면서 교육적인 사회문제와 양육 방식을 글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과 비교해서 쓰면 어떤 글이 나올까?’ 글을 통해 내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졌다.    

 



글쓰기라는 게 신기하다노트북을 켜서 타이핑을 치는 순간부터는 내가 생각하는 대로 써지는 게 아니라손이 움직이는 데로 자연스럽게 글이 써져 간다의도와 다르게 쓰는 경우가 많았다    

 

‘언니 말대로 조회수나 남을 의식하지 말고 학원 운영과 양육 방식을 시도해 볼까?’라는 생각이 든다. 내 경험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고마운 언니와 통화 후 나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 하루였다.


202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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