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월급은 어떻게 측정되는 걸까? 나의 몸값은 과연 얼마일까? 직장을 다니면서 자신의 몸값을 생각해 본 적 있는지 궁금하다. “능력만큼 돈을 버는 시대”이다. 정말 그럴까?
얼마 전, 통증 치료사인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사업을 했던 나는 사업장 어디를 가나 수익구조부터 계산한다. 암 요양병원이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지, 직원들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안다.
저번에 있던 병원장이 목숨을 끊을 정도로 많은 병원이 재정상 좋지 않다. 암 요양병원이 특히 심하다. 갑자기 몇 년 전부터 우후죽순으로 새로 생겼다. 요양병원만 개원하면 떼돈을 번다고 생각하는 의사가 많은 듯하다.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기존의 요양병원들도 제정 난에 허덕이고 있다. 병원에 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원장님과 친해진다. 병원 운영에 관해 상의하기도 한다. 특히 치료사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듣고 싶어 한다.
치료사는 많지만, 환자의 입맛을 맞춰 주는 치료사는 많지 않다. 20대부터 전신 마사지를 받고 다녔다. 병원에서 받은 치료 마사지도 7년이다. 누구보다 많은 경험이 있다.
몇 년 전 한의원 치료사와 이야기하던 중, 같은 동네에 산다는 이유로 친해졌다. 언니는 성격도 좋고 치료도 일품이다. 기존에 있던 병원이 문을 닫자, 새로운 직장을 원했다. 내가 다녔던 요양병원에 소개해 주었다.
소개해 준 병원은 급여가 정해져 있었다. 하루 50분 치료 5개 1달 100개가 기본이다. 월급은 세금 공제 전 250만 원이다. 추가 수당은 50분 치료 1개당 25,000원이다. 언니가 전에 다닌 병원은 35분에 19,000원, 60분에 36,000원을 수당으로 받았다.
언니는 폐업한 병원에서 새로운 원장이 온다고, 같이 일하자는 제의를 받았다며 나의 의견을 물었다.
“언니 생각은 어때요?”
“월급만 맞으면 가고 싶어.”
“얼마를 원하는데요?”
“350만 원. 세후 300만 원은 받고 싶어”
“저번 조건에요?”라며 놀라 묻자,
“어. 왜?”라며 내 반응을 궁금해했다.
월급계산을 해봤다.
25000∻20=500, 19000∻35=542, 36000∻60=600
“언니! 저번 병원은 45분 하루 9개, 1달 180개라고 했지요?”
“어. 토요일도 격주로 일하고. 그러니깐 3백은 받아야지?”라며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나는 열심히 계산기를 두들겼다.
9X20(한 달 평균 일수)=180타임
180+18(격주 토요일 2번)=198타임
198X45=8,910분
8,910X500=4,455,000
“언니! 월급계산을 어떻게 하는 거예요?”라고 황당해서 물어보자,
“인경 씨! 나 좀 적고. 잠깐만!”이라고 말하며 언니는 펜과 종이를 찾고 있었다.
“언니! 뭘 적어요? 제 말 들어봐요?”라고 말하자,
“인경 씨 같은 계산법은 처음 들어봐!”라고 말하면서 계산법을 이해하지 못했다.
“뭐가 이해가 안 돼요? 언니 월급이고, 언니 몸값인데.”라며 답답하다는 듯이 말하자,
“그냥 월급 얼마라고 하면 그런 줄 알았지? 불러봐!”
“언니! 하루에 50분짜리 5개를 1달에 100개 하면 250만 원을 받는다면, 언니 1분당 노동력은 500원이에요. 여기가 언니가 일했던 세 군데 중에 가장 작아요. 통증병원은 19,000원에 35분이니깐 542원이고, 한의원은 600원이에요. 이해되세요?”
“다시 한번만 말해줘. 너무 빨라서 못 적고 있어.”
“언니 적지 말고 잘 들으세요. 언니 몸값이 최저가 1분당 500원이라고요. 그럼, 제안받은 곳은 45분 하루 9개, 격주 토요일 근무하면 총 일하는 시간이 8,910분이에요. 최소 금액인 500원만 곱해도 4,455,000원이 나와요.”라고 설명하자,
“이런 계산법도 있네?”라며 놀랐다.
“언니! 이건 내 월급이 아니고 언니 월급이에요. 어디 가서든 언니 몸값은 언니가 높여야지요. 언니가 지금 초 자라면 당연히 이런 금액 제시하지 못해요. 하지만, 언니는 실력을 인정받고 스카웃 제의를 받은 거잖아요? 그러면 제대로 받아야지요.
아마 월급 주는 원장들은 이렇게 계산했을 거예요. 지금 다니는 병원도 저번 병원도 원장님들 일머리가 좋아요. 다른 병원 다 망해도 두 병원은 마지막까지 생존할 거예요.”
“나도 그건 인정해. 인경 씨! 그럼 내가 월급을 400만 원 달라고 하면 될까?”
“언니! 왜 400만 달라고 해요? 언니! 지금 꼭 옮겨야 하는 거 아니잖아요. 지금 있는 곳이 멀긴 해도 수입은 확실하잖아요. 환자가 많으니깐. 새로 오픈하면 환자 얼마나 있을지 몰라요. 그럼, 월급 잘 나올까요? 하루 9타임이 돌아갈까요?”
“그럼 어떻게 말해?”
“솔직히 말하세요. 세 군데에서 받았던 금액을. 그리고 가장 적은 금액이 1분당 500원이다. 그러면 원장도 생각하겠지요?
5-7타임은 월급제로 하고 나머지는 수당으로 주던지, 아니면 다 월급으로 하던지 그건 주는 사람이 정하겠지요. 최소한의 기본급은 정하고 가세요. 이 동네 병원들 다 휘청해요.
지금 제가 있는 병원도 상황이 안 좋아요. 행정업무 담당 이사는 나와 일하고 싶어 하는데, 돈 투자한 남자 이사 몇 명이 병원의 제정을 모두 공개하는 걸 꺼려해서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요.”
“인경 씨는 어떤 식으로 제시했는데?”
“언니도 알다시피, 난 힘든 일 못해요. 매일 9 to 6도 못 하고요. 아이디어만 있지.
현재 환자 1명당 사용하는 평균 금액이 있잖아요. 그것보다 높아진 금액. 예전 각 달 환자 유동 인원 금액이 내 프로그램으로 인해 늘어난 금액. 결론은 내 경영 방식으로 벌어들인 매출액의 10% 달라고 했어요. 이익이 없으면 나도 월급이 없는 거지요. 출퇴근 자유롭게 하고요.”
“그러면, 얼마 예상해?”
“글쎄요? 해봐야 알겠지만, 1년 안에 지금보다는 1-2억 이상 매출이 더 나오지 않을까요? 더 나올 수도 있고.”
“덜 나올 수도 있잖아?”
“글쎄요? 이 동네가 워낙 요양병원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내 방식으로 그 정도 못 올릴까요? 그럼 뭐해요. 할 사람들이 마음을 못 정하는데.”라며 웃었다.
“모든 재정을 공개하는 게 쉽지 않겠지?”
“그런 것 같아요. 계약서 쓰지 않으면 안 한다고 했거든요. 방법은 다 가르쳐 주었어요. 그래도 못해요.”
“왜?”라며 방법을 말해주면 어쩌냐는 듯이 물었다.
“누구나 할 수 있음 다 부자 되지요. 언니! 인터넷 봐 보세요? 부자들이 하는 말들. 말처럼 쉬우면 가난한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말해줘도 못해요.
나 없어도 할 수 있으면 해서 병원 키우라고. 내가 있던 병원인데 없어지는 것보단 낫잖아요. 그래야 언니도 소개해 줄 수 있고요.”라고 웃으며 농담하자,
“그렇지. 망하는 거보다는 잘되는 게 낫지.”
“당연하지요. 저번 병원 원장 자살해서 많이 힘들었어요.”
전화를 끊고 웃음이 나왔다. ‘어떻게 일하는 사람이 본인의 월급도 계산하지 못하지?’ 다음 날 통증 치료를 받으면서 언니에게 말한 월급 계산법을 치료사에게 이야기했다.
그분도 한참 생각했다.
“선생님도 몰랐어요?”라며 어이없다는 듯이 말하자,
“나는 그래도 한 번에 알아듣잖아. 생각 못 해 봤어. 솔직히.”라며 신기하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았다.
“선생님. 자신의 몸값은 자신이 올리는 거예요.”
“그러게. 나도 몸값이 얼마인가 계산해 봐야겠네.”라며 웃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노동 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있다. 우리는 종종 월급이라는 숫자에만 집중한다. 그것이 우리의 시간과 노력에 대한 합당한 보상인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각자의 몸값을 올바르게 평가하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 누구도 나의 밥그릇을 챙겨주지 않는다.
친구가 중국 요릿집을 운영한다. 매번 알바생 구하는 문제로 애를 먹는다. 약속해 놓고 펑크내는 학생. 미숙한 알바생이 일할만하면 그만둔다며 사람 관리가 제일 힘들다고 한다.
나는 왜 그들이 한 달에 100만 원 이상 못 버는지 안다. 일할 곳이 없는 게 아니다. 자신의 가치를 모르기 때문이다.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이용할 줄 모른다. 생각하기 싫어한다. 공부하기도 싫어한다. 모든 걸 떠먹여 주길 바란다. 떠먹여 주어도 씹지 않으면 체하기 마련이다.
2023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