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인경 Jul 07. 2024

미안하다 사랑하는 내아들아!




퇴원하고 오랜만에 집에와서 아들과 잠을 자기 위해 누웠다.
아들의 손을 잡으며 나는 소리없는 눈물을 흘렸다.

​"내 멋진 아들! 엄마가 정말 미안하네! 아들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병원생활을 했는데 이런 모습만 보이고. 엄마가 내 멋쟁이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내 멋쟁이! 엄마 없어도 항상 누나와 의논하고 누나말 잘 들어야해.
세상은 혼자사는거야. 엄마가 울 아들 옆에서 오래 살고 싶었는데 정말 미안해.
아들 대학가는 것도 보고 싶고 군대가는 것도 보면서 엄마가 사랑해주어야 하는데 정말 미안해! 울아들 정말 멋있는거 알지? 엄마가 울 아들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도 알지?

네 소중한 아들!

세상을 항상 자신감있게 살아야해. 아들은 어디에서나 멋지고 사랑스러워. 항상 당당하게 살아가는 거 잊지마!"라고 말하는 내 목소리엔 떨림이 가득했다.

​내 마음속에 언제나 미안함이 가득한 아들! 임신한 순간부터 남편과 싸우느라 돈 버느라 뱃 속에서부터 고생만 한 아들! 엄마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내 귀한 아들!

생각할소록 미안하고 마음이 아파왔다. 부모로서 최소한 취직하고 자리잡고 결혼하는 모습까지는 봐주어야 하는데. 그래도 딸은 대학도 갔고 똘똘하고 지혜로워 걱정이 덜된다. 아들은 아직도 사랑으로 가르쳐야 할 삶의 방식들이 많은데.

 
어제 오늘 끝도 없이 나오는 생리는 나의 죽음을 앞당기는 듯했다. 골수와 뼈에 암이 있는 나에게 생리혈은 나를 더더욱 힘들게하고 있다. 암이 오기 전에도 유명한 한의사님은 생리로 인해 나의 뼈들은 사골뼈와 같다고 했다. 그런뼈에 지금은 암이 가득하다.

​오른쪽 어깨와 왼쪽 대퇴골의 암은 심한 통증을 동반하고 있다.
통증을 다스리기 위해 매일 딸은 2시간 이상씩 오일 전신 맛사지를 해준다.
나는 마지막 희망인 예전 병원장이 파는 비싼 물을 먹으며 암이 사라지길 바라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살진 모르겠지만 더이상의 통증이 없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저번과 같은 무서운 통증이 다리에 오지 않기를 매일 매일 기도하며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파라핀과 주열기 뜸 맛사지 비싼 물을 먹으면서 암이 줄어들기를 바라고 있을뿐이다.

 암이 줄지않아도 좋다. 평생같이 살아도 좋다.
통증만 주지않았으면 좋겠다. 더이상 번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하루라도 더 보고 싶다.
병원생활 11년만에 병으로 죽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아니길 바란다.

 병원에서 포기한 뼈전이를 내가 정말 이겨낼 수 있을까?


하나님!
저에게 희망을 주세요.
이쁜 아이들을 주고 이렇게 생을 마감하게 하지 말아주세요!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가야겠지만 조금만 더 있다 가고 싶어요.
통증없이 아들 대학가는 거까지만 이라면 저의 욕심이 과한가요?
1년반인데?

​오늘도 하루를 무사히 보낸 것에 감사하며 마무리합니다.



20240707

매거진의 이전글 생리가 또 터졌어요! ; 통증의 덫이 다가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