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제(時祭)

by 김종열

이제 죽은 자의 시간이다.


죽은 자를 위해 마련하였지만

산 자들이 먹을 음식을 차린다.

배(拜)와 흥(興)을 반복한다.


다시 산 자들의 시간이다.


음식을 나누고, 안부를 나누고,

담소를 나누고, 그때도 나눈다.


실속 없는 내일도 반복한다.


죽은 자의 시간임을 모르고

남의 집 시제 떡을 탐하던

어린 10월이


어느덧

죽은 자들과 가까운 나이의

늙은 10월이 되었다.


에곤쉴레-예수의 고통.png 에곤 쉴레-예수의 고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