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 못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뻔한 물음
“어떻게 지내?”
“뭐 별일 없이 지내”
그게 행복이라는 걸.
알지 못했다.
청소마저 끝내버린
아무 일 없는 일요일 오후
지겨워 죽겠으니 어디로든 가자는
아내의 보챔
그게 행복이라는 걸.
알 것 같기도 하다.
가족 중 누군가 아프고
친구 중 누군가 죽고
그런 지금에야
별일 없음의 행복을.
알게 되겠지
내 곁에 죽음이 찾아오는
별일이 생겼을 때
변함없는 날들의
변함없는 여전함의
그
별일 없음의 행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