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음의 행복

by 김종열

알지 못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뻔한 물음

“어떻게 지내?”

“뭐 별일 없이 지내”


그게 행복이라는 걸.


알지 못했다.

청소마저 끝내버린

아무 일 없는 일요일 오후

지겨워 죽겠으니 어디로든 가자는

아내의 보챔


그게 행복이라는 걸.


알 것 같기도 하다.

가족 중 누군가 아프고

친구 중 누군가 죽고

그런 지금에야


별일 없음의 행복을.


알게 되겠지

내 곁에 죽음이 찾아오는

별일이 생겼을 때

변함없는 날들의

변함없는 여전함의


별일 없음의 행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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