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에도 밥을 굶는 사람들이 있을까

by 긴오이

세상의 초록은

모두 뜯어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봄

이 연한 봄에도

밥을 굶는 사람들이 있을까


지난 겨울 당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도

새봄엔 맹물이라도 말아보자

반짝이는 초록 잎들과

노란 개나리꽃을

영산홍 붉은 꽃장에 비벼서

수저를 들어보자


세상은 밥 한번 먹자로 가득하지만

우리가 어디 그 밥이 고팠던가

겨우내 곱씹었던

슬픔도, 우울도

모두 소화하라고

이 봄은

저렇게 흰 벚꽃을 보내지 않았니

꽃을 둘러 약을 지어주지 않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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