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빠진 자리, 추리닝
바지 한 벌이 주저앉아 있다
너의 허물은 방금 떨군 일곱 살 같구나
귀여운 내음이 가득하다
너의 부재에도 나는 자꾸 웃음이 난다
너를 앞에 둔 듯 우르르 달려서
축구공을 차듯 큰 시늉을 했다
한껏 힘이 들어갔지만
멀리 차 올리지는 않았다
유치원에 가고 있을 너의 몸이, 분명
둥실하고 떠오를 것이다
깔깔 웃는 듯도 하다
고이 개켜 저것을 반듯이
옷장에 넣을까도 했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저 시간과 허물들도 언젠가는
아랫도리를 쪽 벗고
정말 떠날 날들이 올 테니
아직은 더
웃어야 할 때, 뛰어야 할 때
엄마는 분명 싫어라 하겠지만
나는 너와 더
신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