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해

by 긴오이

한때는 아내를 '안해'라고 표기하였던 적이 있었다

내 안의 태양이라는 뜻인가 본데

참으로 그럴듯하거니와

나는 이 어감이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내가 이 ‘안해’ 에 대해 늘 죄스러운 마음은

나의 행동거지가 곧잘 안해의 부정으로 왜곡되는 습성 때문이다

나는 오늘도

설거지도 안해, 밥도 안해, 청소도 안해, 애보기도 안해!

로 점철하고 있다

안해는 안해! 소리가 참으로 듣기 싫은 눈치인데

안해에게 안해!로 점철하는 나도 참으로 딱도 하거니와

안해가 아내로 바뀌었던 데에는

이러한 안해들의 꺼림과 점철의 반성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혼자 곱씹어도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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