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어지럽히는 것들
좋아한다는 말을 하는 게 두려웠어.
너와의 모든 관계를 잃게 될까 두려웠어.
너에게 선택권을 주고 싶었어.
와 닿지 않았다.
딱 그만큼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굳이 갖지 않아도 상관없을 정도의 마음.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너를 놓아줘야 할 것 같다는 말.
너에게 더 잘해주지 못할 것 같아 미안하다는 말.
그래서 마음 아프지만 더 좋은 사람에게 보내줘야 한다는 말.
말 안에 숨어있는 의미를 보면,
'너를 놓아줄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이 정리됐어.'
'너에게 더 잘해줄 필요가 없을 거 같아. 왜냐 굳이 노력해서 얻을만한 사랑은 아니거든.'
'제발 가. 나도 다른 사람 좀 만나보자.'
사랑을 결코 핑계를 대지 않는다.
그리고 중의적인 의미를 지니지도 않는다.
사랑은 그저 사랑이다.
누가 봐도, 누가 느껴도 사랑이라 느낄만한 온도를 지니고 있다.
누구에게나 비슷한 사랑의 온도가 있다.
그 온도는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지만 적어도 '지키고 싶은 마음'
널 많이 사랑하니까 내가 더 노력해서 큰 사랑을 주고 싶은 마음.
그리고 그걸 보며 즐거워할 너를 사랑스러워하는 마음.
사랑은 숨길 수 없다.
사랑이 숨겨진다면, 숨길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물론 100%는 아니다.
때론 혼자 끙끙대며 그 큰 무게를 짊어지고 다니는 사랑도 존재한다.
사랑하는 마음이 크지만 그에 비해 용기는 작을 때.
용기를 더 키우기엔 걱정되는 것들이 많을 때.
그 주변에 얽힌 소중한 것들이 눈에 밟힐 때.
그때 우린 사랑함에도 사랑을 숨길 수 있다.
하지만 이미 곁에 있던 사랑을 사랑하지만 보내준다는 건 애초에 말이 안 된다.
사랑하면 더 사랑해야지 보내준다니.
보내도 상관없을 정도의 마음일 뿐이다.
괜히 그의 로맨틱한 말에 흔들리지 말라.
그가 정말 당신을 사랑했다면, 감수하더라도 당신에게 사랑이 느껴지도록 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마음을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을 것이다.
사랑하며 살기 위해선 사랑이 주는 느낌도 중요하지만
사랑에 숨겨진 의미도 볼 수 있어야 한다.
사랑은 수많은 의미를 숨기고 있다.
네가 싫지만, 너와 헤어지고 싶지만, 다른 여자가 눈에 밟히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한 마디면 괜히 뭉클해지고 울컥해져서 사랑을 속이기 쉽다.
나쁜 사람으로 남지 않고 조용하게 사랑을 끝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널 너무 사랑해서 내겐 버거워.
너는 정말 멋진 사람인데 나는 그에 비해 별 것 아니야 미안해서 더는 못 만나겠어. 놓아줄게.
사랑이란 이름으로 숨어져 있는 많은 의미들에 아파하는 그대여.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봐라.
핑계 대지 않고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에는 더 많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