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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연 Jun 17. 2016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있다

나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기로 했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질 때가 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가만히 소파에 누워 흘러가는 시간을 멍하니 보내고 싶을 때가 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렇다한들 크게 달라지는 게 없을 것 같아 점점 지쳐버리고.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이 삶이 도저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아 갑갑하기만 한 지금.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몇십 년 간 이런 삶이 반복될 것이며, 도저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점점 무기력해집니다. 


그저 하루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벅차고, 이 삶으로부터 더 나아질 것 같지 않을 때.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있고 싶을 때. 

그렇게만 해도 밀려있던 피로가 온몸을 훅 덮칠 것 같을 때.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어 질 때.

하나 둘, 내가 지켜온 것들을 포기하고 싶어 질 때. 


억지로 일어나려 하지 마세요. 

억지로 여행을 가고, 활기찬 일상으로 되돌리려 하지 마세요. 


그렇게 잠시 쉬어보세요.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가장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좋아하는 간식을 먹으며, 좋아하는 방송을 시청해요. 


그대,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오늘 하루만큼은 의무감으로 할 수 없이 버텨내는 삶이 아닌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도록 합시다. 


회사에 있다면, 월차나 연차를 쓰고 평소 가고 싶었던 곳으로 무작정 떠나 봐요. 

여건이 안 된다면, 퇴근 후 공원에 가서 맥주 한 캔 마시거나 마사지를 받으러 가는 것도 좋아요. 

하루 종일 사람들 앞에서 가면을 쓰고 육체노동에 감정노동으로 힘들었을 테니.

우리 지금 이 시간부터는 하나 둘 내려놓는 게 어떨까요?


억지로 웃고, 잘 지내는 척하지 않아도 돼요.

원한다면 메신저 탈퇴를 하고 잠시 혼자가 되어봐도 괜찮아요. 

퇴근 후 세수도 하지 않고 그대로 잠이 든다 해도 어느 누구 뭐라 할 사람 없어요. 

그렇게 해서 조금이나 당신의 피로가 풀린다면. 

개운해진다면. 


당신의 여유로움과 노곤함을 그대로 받아들여요. 

억지로, 괜찮은 척하지 않아도.

당신은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에요. 


힘들 땐 내게 기대도 돼요. 

별 얘기를 다 해도 좋고, 

화를 내도 좋고, 

같이 거리를 걷자고 해도 좋아요. 

당신의 삶에 항상 함께 할게요. 

당신이 힘들 때면 언제든 이야기 들어주는 사람이 될게요. 


저에게만큼은, 당신의 소중한 사람들에게만큼은 

억지로 당신의 기분을 감추려 하지 말아요.

있는 그대로 화를 내고 짜증을 내도 

상관없어요.

지금 중요한 건 오로지 당신, 당신의 감정이라는 것 잊지 마세요. 


지금까지 눈치 보며, 많은 업무에 스트레스 받았던 그대여.

오늘은 편한 옷차림에 가만히 누워 친한 친구에게 속풀이 해보는 게 어떨까요?

혹은 멍하니 천장을 보며 맥주 한 캔 마시는 건 어떨까요?


약속해요 우리.

오늘만큼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기로.

오늘만큼은 다른 사람 기분 따위 신경 쓰지 않기로.

그저 당신의 지친 시간을 달래 보는 걸로.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요.

아무것도 하지 말고,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우리 오늘은 그렇게 보내봐요. 


그리고 다음에 제가 힘들 땐 당신 어깨를 빌려봐도 괜찮겠죠? 


오늘 하루 수고 많으셨습니다. 

한주 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몇 시간 뒤면, 퇴근! 

내일은 주말이에요. 

우리 모두 조금만 힘내고, 내일부턴 오로지 당신에게만 집중해보도록 해요. 


당신의 쉼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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