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연 Oct 02. 2016

사랑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임을.

사랑한다는 말 대신 따뜻한 미소를 지어보는 것. 


그는 매일 내게 사랑한다고 했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내겐 그 마음이 와 닿지 않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보고 싶다고, 

일을 하는 중간중간 내 생각이 난다고 했지만,

나는 그를 만나지 않는 시간 동안은 잠시 그를 잊고 살았다.


보고 싶은 마음도, 사랑도, 간절함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채 

그가 없는 일상을 보냈고, 그 역시 내가 없는 일상을 보냈다. 


그를 만나지 않을 땐 그가 생각나지 않았고, 

굳이 그와 연락을 해도 할 말이 없었다. 


익숙해진 건지.

아니면 내게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린 건지. 


애매했지만, 그러려니 했다.


한동안 일이 바빠 거의 만나지 못했다. 

곁에 없어도 항상 네가 느껴진다고 했던 연애 초반의 달달함도 어느새 녹슬어있었다. 


그렇게 만나지 않는 동안 

보고 싶은 생각 조차 들지 않고, 

하루 종일 연락을 하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았다.  


너무 오랫동안 만나지 않아서였을까.

아니면 애초 사랑이 아니었던 걸까.


그런 생각 끝에 자연스럽게 그와 헤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알게 된 사람과 지금까지 만나고 있다.

이 사람은 달랐다. 


떨어져 있어도 사랑이 느껴졌으며, 말 한마디에 진심이 녹아있었다. 


일을 하는 순간순간, 친구를 만날 때도 그가 보고 싶었다. 


밥은 먹었는지, 맛은 있었는지, 밖에 비가 오는데 우산은 챙겼는지, 어디 아픈 데는 없는지 

매 순간 그가 궁금했다. 


그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설렜고, 기분이 좋아졌다. 


다른 사람과 영화를 볼 때도 그와 왔더라면, 어땠을지 궁금했다. 

그는 이 장면에서 무슨 표정을 지었을지, 

영화가 끝나고 그는 뭐라고 이야기했을지 영화를 보는 내내 상상하곤 했다.


억지로 떠올리지 않아도 그는 내 삶 그 자체였으며

내 시간을 구성하고 있는 주 요소였다. 


분명 과거의 그 사람과도 처음엔 서로 좋아 죽는 관계였지만,

만나지 않을 땐 딱히 생각나지 않았다.  

그런데 어째서 지금의 이 사람과는 만나지 않을 때도 

보고 싶고,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금세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과거의 그 사람과는 사랑을 주로 말로 표현했다면,  

지금의 사람과는 사랑을 행동으로 표현한다는 점.


과거의 사람은 주로 보고 싶다, 사랑한다, 네가 생각난다는 말을

카톡으로 이야기했지만,


지금의 사람은 아무리 바빠도 내가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해서든 그날 만나려고 노력한다. 


보고 싶다는 것은 말로 표현한다 해서 해소되는 것이 아니다.

보고 싶으면 만나야 하고, 

사랑하면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어야 한다.


사랑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느끼게 해줘야 한다. 

내가 너를 이렇게 사랑한다고, 

내가 너를 이만큼 보고 싶어 한다고.


사람의 감정은 아무리 말로 표현해도 항상 부족함이 있다. 


과거의 그에게는 주로 사랑에 대한 표현을 '말'로 받아 

점점 그와의 사랑에 무미건조해졌다면,


지금의 그에게는 항상 사랑에 대한 표현을 '행동'으로 받아

그로 하여금 나도 사랑을 느끼게 된 것이다. 


나나 그나 상대가 생각나면, 

상대도 그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내가 지금 먹고 있는 음식을 너도 같이 먹으면 좋을 텐데.'

라고 말하기보다는 그의 몫까지 직접 만들어 그의 회사로 가져다줬고,


그 역시 '길가의 꽃을 보니 네 생각이 나'

라고 말하기보다는 그와 비슷한 꽃을 사서 집 앞으로 찾아왔다. 



그리고 그는

"말보다 행동으로 먼저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 

너에게 이 꽃을 보여주고 싶었던 그 마음을 알려주고 싶었어."라고 말하며, 내게 꽃을 건네줬다.


나는 그 꽃을 정성스럽게 말려 몇 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잘 간직하고 있다.


물론 정말 바쁘거나 장거리 연애를 할 경우엔 행동으로 보여주지 못해 

할 수 없이 먼저 말로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엔 만났을 때만큼은 확실히 마음을 느낄 수 있게끔 행동해야 한다. 

말 한마디 한 마디에 귀 기울이고, 관심 가지며, 그 사람의 상황을 기억해주는 것. 

그리고 따뜻한 미소로 온전히 그 사람을 바라보는 것. 

그렇게 한다면, 오랜 시간 동안 만나지 못하고 말로만 감정을 표현했어도 

상대가 당신의 마음이 진심이란 것을 느끼기에 

상대 역시 당신에게 진심만을 보여주려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 부득이한 경우고 사실 정말 사랑한다면, 

어떤 것이든 가능하다고 본다.


그를 정말 사랑하면, 내 체력이 무한대인 것처럼 느껴진다.

내가 지금 생각하는 것들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어 진다.

또한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들을 알려주고 싶어 진다. 


사실 사랑은 말로써 이해시키는 것이 아니다. 

너를 사랑한다는 말로 사랑에 대해 타협하는 것이 아닌 

포옹하고, 배려하며, 관심 갖는 행동을 보여주면서

나의 마음을 느끼고 공감하게끔 하고, 

서로의 감정을 온전히 공유하는 것, 그게 사랑이다.


길을 가다 그가 좋아하는 음식 재료가 있으면, 

그것을 사서 어떻게 만들어주는 게 좋을지 고민을 한다.

그리고 집에 가서 정성스럽게 요리를 해 무턱대고 그의 회사 앞으로 찾아가곤 한다.


"요즘 힘들지? 이거 먹고 힘냈으면 하는 마음에서 만들었어."


그는 나에게 고맙다는 말 대신 한 번 따뜻하게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는다.


요즘따라 사랑을 받을 때 느끼는 달콤한 감정

사랑을 줄 때 느끼는 충만한 감정이 이토록 행복한 것이었음을 비로소 깨닫고 있다.


나는 앞으로도 사랑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을 만날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그 사람에게 항상 진실된 행동으로 내 마음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사랑은 진심으로 하여금 함께 물들어가는 것임을 다들 한 번쯤 느껴보기를 바란다.

멀리서 보고 싶다는 말만 되뇌는 것보단 한 번 만나고 오는 것이 

훨씬 마음을 풍족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사랑은 그로 하여금 삶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 

팍팍한 삶을 견뎌낼 힘을 만들어주는 것. 


그럼 알 것이다. 

사랑을 주고받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그를 위해 무언가 해주는 게 얼마나 감사한 건지.


마주 보고 앉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고,

손만 잡아도 그 사람이 하루 동안 겪은 고달픔이 느껴지는 

진실된 사랑, 감정, 그리고 너와 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