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꽃은 우미인초(虞美人草)라고도 불립니다. 당나라 현종의 비(妃)였던 천하일색 양귀비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여인의 이름을 이 꽃에 붙였습니다. 우미인(虞美人)은 초패왕 항우의 여자였습니다.
항우는 파촉으로 들아가면서 계곡을 넘어오는 모든 잔다리를 끊고 안심하고 있었지만 한신이 비밀리에 알고 있던 길을 통해 쳐들어와 결국 한나라의 유방에게 싸움에서 지고 맙니다. 『초한지(楚漢志)』에 보면 항우가 해하(垓下)에서 결국 한신이 120만 대군을 이끌고 항우의 30만 대군과 격돌하여 싸움을 하게 되는데 한신은 꾀를 써서 초나라의 노래를 부르게 해서 초나라의 군대를 향수병에 빠져 싸울 의지를 꺾어버리지요. 여기서 나온 한자성어가 사면초가(四面楚歌)입니다.
마지막으로 한신에게는 100만 대군이 남았고, 이에 비해서 항우에게는 달랑 28명만 남게 됩니다. 유방(劉邦)의 군대에 포위되어 군량도 떨어지고 군사마저 부족하자 군막(軍幕)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비분강개하여 노래하니 그녀가 화답하고는 “장부(丈夫)에게 짐이 될 수 없다.”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부르고 자결하여 항우를 격려했다고 하는데 거기서 유래된 게 중국의 가면극이나 창극(唱劇)에 해당하는 경극(京劇) 패왕별희(霸王别姬)입니다. 초패왕 항우가 우희와 이별한다는 뜻입니다.
영화 패왕별회의 한 장면(출처 : 네이버 이미지)
비운의 여자인 우미인도 양귀비 못지않은 절색이었나 봅니다. 양귀비꽃의 마약 성분을 빼고 조경용으로 만든 꽃이니 양귀비에 버금가는 우미인의 이름을 따서 붙였나 봅니다. 정명은 양귀비꽃보다는 못하다는 뜻에서 개양귀비꽃이라 하나 순화해서 꽃양귀비라 부르자는 의견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