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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을 다하는 사람

by 황미옥

정성을 다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무언가에 정성을 다하는 사람을 지켜본적이 있으신가요?


첫번째로 떠오르는 인물은 돌아가신 저희 친할머니입니다. 늘 가족들의 건강과 평안을 위하여 새벽 4시에 일어나셔서 물 한 컵 떠놓고 염불하셨습니다. 할머니와 같이 살 때여서 늘 새벽마다 할머니 염불 소리를 자장가처럼 들었습니다. 무릎이 좋지 않으셨는데도 절에 가시면 늘 불상 앞에서 절을 많이 하셨습니다. 어쩌면 할머니의 기도 덕분에 저희 가족이 이렇게 잘 지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성을 다하는 모습은 옆사람이 분명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 정성이 너무 과하지 않게 스스로 알아차리면 제일 좋겠지만요. 항상 우리는 과하지 않는 것과 적당한 것의 사이에서 적이하게 결정해야만 합니다. 늘 그것이 어렵지만요.


오늘 남편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예설이가 새벽에 열이 났는데 낮 12시에 또 열이 났다고 해요. 지난주 목요일부터 시작된 열이 내린줄 알았는데 또 오르고의 반복입니다. 사무실에서 일은 하고 있는데 제 마음은 예설이를 향해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친정엄마까지 불러서 예설이 열 내리게 도와달라고 기도합니다. 곁에 있어 줄수는 없지만 제 몫인 기도는 정성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활자를 좋아하는 저는 매일 정성스럽게 읽고 씁니다. 제 마음을 비우는 역할도 하지만, 사실 채우는 것도 읽고 쓰는 행위를 통해서 합니다. 비우고 채우고의 반복입니다. 제 글과 삶이 일치하는 삶이 제가 원하는 바입니다. 어렵습니다. 글을 쓰는대로 산다는 것은 실천을 해야합니다. 말한 것은 해내야하니까요. 하지만 그 실천의 정성이 모아지면 하나의 에너지가 됩니다. 그 움직임들이 모여서 돌이켜볼 때는 하나의 점으로 이을 수 있을 것이구요.


저는 올해 마흔 한 살입니다. 눈가에 주름살도 늘고 있고, 생각도 30대보다는 깊어지고 있습니다. 흰 도화지에 저를 자주 올려둡니다. 나는 무엇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인가 생각하다보면 정성으로 연결됩니다. 저도 압니다. 저의 정성이 저의 하루에 담겨 있다면 저 스스로 만족하리라는 것을요.


오늘도 평범한 일상을 살아갑니다. 끼니를 챙겨먹고, 일하고, 생각하고, 자투리 시간에 읽고 쓰고요. 동료와 이야기 나누고, 남편과 이야기 나누고, 두 딸들과 통화합니다. 저는 오늘도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에 1%의 정성을 다해봅니다. 어제보다 성장한 저에게 만족하면서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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