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라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슬퍼집니다. 처음이라는 말과 반댓말인데 어쩜 그리도 다를까요. 저는 10대에 영턱스클럽이라는 가수의 노래를 좋아했습니다. 10대에 즐겨불렀던 노래였지만 잊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제 자기전에 인스타그램을 잠시 보는데 예훈이의 피드를 보게되었습니다. 예훈이의 영상이라 소리를 켜서 봤습니다. 예훈이가 이렇게 말합니다.
"한 번만 안아주세요. 마지막이잖아요."
예훈이 아버님께서 예훈이가 영턱스클럽의 <타인> 노래 구절을 말했다고 하셨어요. 예훈이의 음성과 표정이 너무 슬퍼보여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제 폰으로 타인이라는 노래를 틀었습니다. 노래는 참 신기합니다. 저의 10대를 떠올릴 수 있게 해주었어요. 타인이라는 노래는 1997년 5월에 나온 노래이니, 저는 뉴욕에 있을 때고, 저는 7학년입니다. 엄마를 떠보내보내고, 마음이 힘겹게 살 때입니다. 그래서 영턱스클럽의 노래를 잊지 못하고 있었나봐요. 영턱스클럽 노래 들으면서 제 안에 하루동안 가지고 있던 울분을 모두 토해냈습니다. 울고 나니까 속이 나았습니다. 예설이가 입원해 있는 병실에 신환이 들어왔다고 들었습니다. 백혈병은 왜 계속 생길까요? 예설이 치료 초기에 제가 던졌던 질문이 떠오릅니다.
"백혈병은 감기처럼 예방할 수 없는 것일까?"
백혈병 치료를 처음 시작하는 가정의 이야기를 들으면 예설이네 가족이 힘겹게 보냈던 지난 2년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힘겨운 치료의 마지막은 아이들마다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이 아픈 고통에서 벗어나는 마지막 날이기를 바랍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다리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예훈이, 예설이, 지아처럼 백혈병 치료중인 아이들의 고통이 점점 줄어들어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한 마음을 담아 기도합니다.
삶에서 마무리 지어야 하는 것은 최종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내보내는 것, 그리고 나 자신과 이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저는 삶이 나에게 준 숙제를 풀어가면서 나의 고통과 주변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살아가보렵니다.
예설이 화이팅! 예훈이 화이팅! 김지아 화이팅! 그리고 백혈병 치료중인 모든 아이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