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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캅 황미옥 Sep 17. 2023

예설이와 도서관 데이트

우리가 사는 온천동에는 도서관이 없다. 주로 가는 도서관은 금정구 온천천 작은 도서관이다. 사진에서 보이듯이 작은 곳이지만 창가 앞에 앉아 있으면 온천천을 걷는 사람들도 보여서 경치가 마음에 쏙 든다.

늦은 점심을 먹고 너무 잠이 와서 소파에 잠시 누워있는다는 게 잠이 들었다. 아이들 아침밥 챙겨주고 예빈이가 기침이 심해서 일요일 문 여는 아동병원에 접수하려고 일찍 움직였더니 피곤했나 보다. 도서관에 책 반납하러 가야 하는데 설이가 같이 가겠다고 했다. 오전에 약속 아닌 약속을 했기에 꼭 같이 가야만 했다. 우리는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우산을 챙겨서 집 앞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갔다. 비가 그쳐서 우산 없이 걸을 수 있어 좋았다. 한 손에는 예설이 손을 꼭 잡고 손을 흔드면서 걸었다. 신이 난 예설이는 노래를 흥얼거린다. 버스정류장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비가 조금씩 내려 두부집 천막 아래서 둘이서 키득키득거리면서 서 있었다.

121번 버스가 도착했다. 사람이 많지 않았다. 앉아 갈 수 있었다. 예설 이를 무릎 위에 앉혔다. 예설이는 혼자 앉겠다고 했지만 거절했다. 앞으로 쏠려서 다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케모포트가 걱정되었다. 창문 밖을 바라보면서 구경하면서 가는데 옆 차선에 버스가 보였다. 어떤 여성분이 일어서서 내리기 위해 준비하고 계셨다.


"어,,, 내리려고 해~~~"


라며 어찌나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지...

예설아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목소리 톤을 낮춰서 이야기해야 해. 라며 알려주었다. 도서관까지 가는 15분 동안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이톤은 계속되었다. ^^


온천동에도 도서관이 있었으면 참 좋겠다. 집 앞에 아주 큰 도서관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동네에도 반가운 도서관이 꼭 생기길 바라며 우리는 금정구까지 버스 타고 책 반납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부터 5일간 위기협상 교육이 있어 천안아산 인재개발원에서 보내게 된다. KTX 파업으로 기차표를 변경해서 꼭두새벽에 출발해야 한다. 상반기 교육에 이어서 두 번째 교육이다. 예설이와 예빈이와 남편과 5일씩 떨어져 있는 것이 가장 아쉽다. 집에 돌아와서 다 같이 도서관 데이트 꼭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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