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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캅 황미옥 Jul 01. 2024

살림보다 내가 좋아 - 정가주 작가님

<저자와의 첫만남>

정가주 작가님과 서울 교보문고 잠실점에서 처음 뵈었다. 여성스러움이 느껴졌다. 아이들을 사인회장에 데리고 오셨다. 나는 줄을 서서 책에 사인을 받았다. 얼굴은 처음 뵙는데 왠지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처럼 편안하게 느껴졌다. 사인을 받고 정가주 작가님이 손수 만들어오신 포스트잇 선물도 같이 받았다. 사인회를 마치고 뒷풀이 하는 곳에서 작가님의 노래 솜씨를 볼 수 있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정다운 모습이었다. 생각해보니 자이언트 작가님들과 이렇게 어울리는 것도 참 오랜만이었다. 낯설었지만 푸근했던 하루였다. 아침 일찍 부산역에서 출발해서 저녁 11시반에 다시 부산역에 도착했다. 정가주 작가님의 책을 읽으면서 서울로 향했고, 부산으로 돌아올 때도 정가주 작가님과 함께한 하루를 생각했다. 한 권의 책과 저자의 만남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한 날이었다. 책 제목처럼 정가주 작가님은 살림보다 왜 자신이 더 좋은지 알고 싶어졌다.

<책에서 와닿은 문장들>

1. 좋은 엄마가 되는 것과 나 자신으로 사는 것.

나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가 하는 마음이 불쑥 들 때가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 수도 없고, 아들이 바라는 좋은 엄마가 되는 것도 힘든 일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잘 키우는 것이 좋은 엄마가 되는 걸로 생각했다. 나답게 사는 건 좋은 엄마가 되기를 포기해야 하는 걸까. 나다두면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잘살 수 있지 않을까. 시간이 지나 훌쩍 컸을 대 잔소리하는 엄마보다는 나만의 세계를 가꾸며 사는 엄마가 더 멋지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좋은 엄마보다는 좋은 사람으로 마주 보는 날을 그린다. 그러니 지금 나를 챙기는 시간을 게을리하지 말 것! p53-55

자신

2. 아이들이 크면 나만의 시간을 따로 떼어 보내야겠다고 결심했다. 마음도 약하고 결심도 자꾸 흩어지는 내가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은 시간을 계획하는 것이었다. 이제는 혼자만의 시간도 계획한다. 잡다한 일들 여러 개들 하는 것 대신에 꼭 해야만 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 시간이 아니면 좀처럼 하기 힘든 일, 가족들을 위한 일이 아니라 꼭 나를 위해서 해야 하는 일들, 이를테면 '오늘은 꼭 이 책을 꼭 다 읽고 말겠어.' '오늘은 블로그에 책 서평을 하나 써야지.' ' 30분을 걷고 맛있는 커피를 한잔 마셔야지' 같은 일들.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의 균형을 잘 맞춰 사는 일이 가장 어렵지만 나는 혼자만의 시간으로 그 둘을 조율하며 잘 살고 있다. 비록 해야하는 일이 언제나 훨씬 더 많지만, 그 사이사이 틈을 만들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행복하다. p79-81

3. 딸과 함께 북클럽 함께 책 읽는 시간 p87~91

어떤 날은 식물에 관한 책을 읽고, 책과 스케치북을 챙겨 산에 갔다. 식물들을 직접 관찰하고 그려보는 수업을 계획했다. <모네의 정원에서>라는 책을 읽고는 미술관에서 하는 '모네전'에 가서 직접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감상평을 적어보기도 했다. 또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무민 전시회'에 가서 그림을 보고 무민 그림책을 읽으며 나만의 이야기를 상상하며 책을 만들어 보는 시간도 가졌다. 책을 읽고 내 삶에 적용해 직접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독서 공책을 만들어 인상 깊은 문장을 쓰며 나만의 문장 노트를 만들어 나가는 것. 한 권을 제대로 읽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 정해진 커리큘럼이나 필독 도서에 얽매이지 않고 내 마음에 드는 한 권을 찾아 나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책 읽기 교육이 아닐까 한다. 엄마와 딸이 다정하게 서점에 가서 마음에 드는 책을 한 권씩 사고 따뜻한 차 한잔을 두고 서로의 책을 읽는 시간. 내가 더 나이 들어서도 바라는 풍경이다.

4. 엄마의 인문학 살롱p114-115

1주에는 폭풍의 언덕, 오만과 편견, 달과 6펜스 등 고전 소설을 읽었고, 2주 차에는 그림책을 작가별로 나누어 읽고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선정한 작가에 대해 말하고 그림책을 모두 빌려와서 한 권, 한 권 서로 돌아가며 낭독하며 감상했다. 3주차에는 예술이나 시, 비문학 책 중에서 꼭 읽어야 할 책을 선정해서 읽었고, 마지막 주에는 벽돌 책, 코스모스를 1년에 걸쳐 읽고 이야기 나누었다. 독서 리더로서 나는 어떻게 하면 더 알차게 모임을 할지 고민하며 보냈다. 독서 노트를 만들어 인상 깊은 문장을 필사하고 서로 나누는 시간을 만들었고 간단하게 서평을 써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매주 같은 시간에 만나 책을 통해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울고 웃으며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나갔다. 반고흐의 책을 읽고, 영화 러빙 빈센트를 함께 감상하고, 양정무의 난처한 미술이야기를 읽고는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그리스 보물전에 가서 그림을 감상했다.

5. 매일 책을 읽고 한 문장을 뽑아 그것에 대한 내 느낌을 써서 올리니 자연스럽게 글쓰기로도 연결이 됐다. p216 실천해보자

6. 올해 목표는 영어 공부와 글쓰기. 심리학 책 많이 읽기다. 내년에는 또 다른 공부가 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p132

다음에는 무슨 책을 읽지. 어떤 글을 쓰지. 고민하는 일이 즐겁다.

7. 매번 잘하려고 애쓰지 말고 때로는 힘을 빼며 사는 것도 필요하다. p176

8. 공부보다는 태도. 매일 나를 만들어가는 10분을 실천해보자고 제안했다.

내가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 좋아하는 일을 찾는 시간이다. 작은 공책을 하나씩 만들었다. 매일 10분 습관 기록장이다. p199

9. 책 읽고 글 쓰는 아침 2시간은 나만의 시간이다. 내 삶이 숙성되는 시간이다. p229

<읽고 난 뒤의 소감>

책이 큼지막해서 읽기 편했다. 나는 마흔이라 오십이 되면 어떤 느낌일지 잘 모른다. 나보다 인생을 더 사신분의 이야기가 귀 기울여질 때가 많다. 이야기 속에는 내가 생각해보거나 배울점이 항상 있었다. 이 책은 정가주 작가님의 일상이 담겨 있다. 자녀와 북클럽을 한 이야기도 있고, 엄마들과 인문학 살롱을 했던 이야기도 있다. 매일 10분씩 자신을 만들어가는 시간도 담겨있다. 모든 이야기 속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당연 글을 쓰는 것과 책을 읽는 행위다. 저자는 살림보다 자신이 좋다고 말한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자녀 둘을 낳고 기르면서 육아에 지쳐있을 때도 글을 쓰셨다. 책을 읽으셨다. 시간을 계획했다. 저자의 삶의 이야기를 알아가면서 나는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면 좋을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나에게 주어진 물리적인 시간 속에서 어떻게 하루를 변화시킬까.

매일 책읽고 한 문장을 뽑아  그것에 대한 내 느낌을 써서 올리니 자연스럽게 글쓰기로도 연결이 되었다는 실천을 해보고 싶어졌다. 내가 주로 책을 읽는 시간은 이동하는 낮시간이다. 자투리 독서가 대부분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점심시간에 주어진 20분 정도 쓰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명상한 후에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일부터 실천해보려고 한다. 내일부터 아침시간에 읽을 책은 <인생 수업>이다. 내가 존경하는 선배님이 내일 검사 결과를 들으러 병원에 가신다. 얼마나 걱정이 되실까 생각하면 마음이 불편해진다. 나는 선배님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나의 죽음에 대해서도 자주 생각해보고 있다. 나의 죽음, 가족의 죽음은 생각하기 싫지만 한 번은 꼭 생각해봐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죽음에 대한 책을 몇 권 읽고, 내 생각을 정리한 후에 박완서 작가님의 단편소설책을 읽어볼 생각이다. 정가주 작가님의 책을 읽고, 독서와 글쓰는 시간의 변화를 주고 싶어 내일부터 실천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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