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결
★ 24일차 글감 (1.28/ 수)
[글감]
아래의 단어 중 마음에 닿는 단어를 골라, 창의적으로 글을 써보세요.
겨울, 1월, 마지막, 끝자락, 고요, 정리, 숨, 여백, 체온, 기다림, 경계, 기록, 전환, 잔향, 느림, 선택, 흔적, 마음결, 안부, 다음
마음결
치약, 비누, 샴푸 남은 것을 끝까지 쓰는 것은 나다. 내 기준으론 한참을 쓸 수 있는데 벌써 새 비누, 새 치약을 꺼내서 쓰고들 있다. 물론 잔소리는 안 한다. 이해가 힘들 뿐이었다. 동가리 세수 비누라도 한 달은 쓸만하다. 치약도 꾹꾹 눌러 짜면 온 가족이 일주일은 쓴다.
어느 날 남편의 손을 잡았다. 두툼하다. 손가락은 뭉툭하고 굵다. 남자답게 투박하고 두꺼운, 내가 좋아하는 손이다. 문득 저 손안에 세수 비누 동가리를 넣어본다. 어울리지 않는다. 너무 작아 불편하고 거품을 내려면 한참을 꼬물거릴 텐데 그런 인내심을 발휘하기 힘든 손이다.
갑자기 내 마음에 주름이 펴졌다. 마음에도 분명 결이 있다. 큰 테두리는 타고 날지라도 잔잔한 결은 수시로 물결처럼, 바람결처럼 흔들린다.
머리로 가까워질 수 없는 일이 따뜻한 실물을 접하고 새로운 생각이 불어왔다. 마음결이 부드럽고 따스해졌다. (치약과 샴푸는 다음을 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