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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린 Feb 21. 2023

까만 옷을 입은 촌년

옷을 갈아입다 쓰다

요자기(요전에) 얻은 새옷 두 벌. 코트는 엄마가 만들어 준 거. 점퍼는 동생이 같은 옷이 두 벌 생겼다며 보내준 거.


코트색은 내가 골랐고 점퍼는 동생이 알아서 검정으로 골라 보냈다. 취향을 아는 게지. 까만 옷색을 가장 좋아한다. 셔츠도 바지도 가방 신발도 까만 게 많다. 신경쓰지 않고 걸치면 연탄이, 아니 촌년 in all black이 된다.


그렇다고 옷장을 몽땅 검정으로 채우는 건 아니고. 새옷을 고를 땐 함께 입을 만한 걸 생각하게 마련이니 흰색도 좀 있다. 크림색과 담회색도.


한데 참 신기하지. 사람들은 나를 흰옷을 입은 모습으로 기억하곤 한다. 너 흰 점퍼 잘 입고 다니잖아, 그때 흰 원피스 입었잖아, 이런 식이다. 검정의 검 자도 말하는 사람이 없다. 열 번 중에 한 번 입은 흰 점퍼(실은 크림색)나, 심지어 있지도 않은 흰 원피스를 입은 나만 기억하는 거다.


어떤 의미로든 in black보다는 in white일 때가 인상적인 모양이다. 눈에 띄고 싶지 않은 닌자 성향의 나로선 알게 되어 다행한 사실이다. 까만 옷을 더 열심히 입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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