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잔을 보다 쓰다
내 대표사진은 커피잔일 때가 많다. 커피 사진이 많아서고, 커피를 좋아해서다. 사진첩에 어떤 사진이 많은지 보면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뭘 하고 싶은지도.
커피, 책, 그림, 영화, 음악, 길. 대개 하고 싶은 것보다 보고 싶은 게 많다. 보고 싶고 읽고 싶고 들어보고 싶고 가보고 싶고 가서 보고 싶고 가서 듣고 싶고 들으며 읽어보고 싶다.
보기 좋고 듣기 좋은 것도 좋지만 보기에 어렵고 들어도 뭔지 모르겠는 것도 좋다.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음악과 자막 없는 영화도 좋을 땐 좋다.
좋아하는 건 보고 또 보고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매일 여러 잔을 먹어도 커피는 매번 맛있다. 향이 좋고 온도가 좋고 색과 거품과 잔을 보고 있으면 좋다. 아무리 들어도 싫어지지 않아서 알람으로는 쓸 수 없는 곡이 있다. 얼른 끄지 않고 듣다가 다시 잠들어버리는 거다. 영화 <영원과 하루>를 몇 번이고 본다. ost <by the sea>는 음악 폴더 ’lullaby‘ 에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