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팍스로마나의 그림자

by 김작가a

7회차: 종교대립과 공존의 길 – 신념의 언어가 갈등의 도구가 될 때

종교는 평화를 위한 언어가 될 수 있는가?

종교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정체성과 공동체의 기반이 되어왔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전쟁과 갈등의 명분으로도 반복적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십자군 전쟁, 종교개혁기의 유럽 내전, 중동의 이슬람-유대 갈등, 인도-파키스탄의 힌두-이슬람 충돌 등은 모두 종교가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을 때의 비극을 보여줍니다.

21세기에도 종교는 여전히 정치의 무대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식 질서에서는 종교가 정치적 정당성 확보의 수단으로 활용되며, 공존보다는 대립을 조장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와 복음주의: 신앙인가, 정치인가?

트럼프는 2016년부터 미국 복음주의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아왔습니다. 그는 낙태 반대, 동성애 반대, 이스라엘 지지 등 보수적 종교 가치에 부합하는 정책을 펼쳤고, 백악관 인근 교회 앞에서 성경을 들고 사진을 찍는 퍼포먼스를 통해 기독교적 이미지를 강조했습니다2.

하지만 복음주의 내부에서도 점차 트럼프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의 도덕성과 언행이 성경적 가치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 그리고 종교를 단지 ‘표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3.

이러한 현상은 종교가 정치적 민족주의와 결합될 때 발생하는 위험을 보여줍니다. 신앙은 개인의 내면적 윤리와 공동체의 연대를 위한 것이지만, 트럼프식 질서에서는 그것이 배제와 혐오의 언어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공존의 길은 가능한가?

종교 간 공존은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국제 평화의 실질적 조건입니다. 교황청, 세계종교연합, 종교간대화기구(GIRD) 등은 종교 간 협력을 통해 갈등을 줄이고, 공동의 윤리적 기준을 세우려는 노력을 지속해왔습니다.

그러나 트럼프식 질서에서는 이러한 노력들이 정치적 이익 앞에서 무력화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의 밀착, 이슬람권에 대한 배제적 시각, 국내 종교 자유의 축소 등은 종교를 갈등의 도구로 만드는 구조를 강화합니다.

세계 시민의 신념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이제 세계 시민은 묻습니다. 신앙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종교는 평화를 위한 언어가 될 수 있는가?

우리는 종교를 다시 공존의 언어로 복원해야 합니다. 신념은 배제가 아니라 연대의 기반이 되어야 하며, 정치적 도구가 아니라 인간 존엄을 위한 윤리적 지침이 되어야 합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핵감축과 종교의 윤리적 책임을 중심으로, 트럼프식 질서가 어떻게 인류 생존의 문제를 신념의 이름으로 외면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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