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동에서 다시 태어난 나

by 김작가a

유전과 역사 사이에서 태어난 나

나는 혁명의 자식이었다. 1960년 4월, 서울의 봄은 피로 물들었다. 내 아버지는 그 봄의 한복판에서 민주주의를 외쳤고, 군홧발과 고문으로 침묵을 강요당했다. 그가 받은 상처는 단지 육체의 것이 아니었다. 그의 신경은 찢겼고, 그의 마음은 갈라졌다. 그리고 그 균열은 나에게로 이어졌다. 나는 F39와 F23.9의 유전인자를 가진 채 태어났다. 의학적 분류는 차갑고 간결했다. 우울성 정신병. 급성 정신병적 장애. 그러나 그 이름들은 내 삶의 감각을 설명하지 못했다. 나는 어릴 적부터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였다. 사람들의 말이 겹쳐 들렸고, 시간은 늘 비틀렸다. 감정은 나를 압도했고, 현실은 자주 꿈처럼 흔들렸다. 아버지는 말이 없었다. 그의 침묵은 집안 전체를 감쌌고, 나는 그 침묵 속에서 자랐다. 그는 밤마다 창문을 닫고, 불을 끄고, 혼잣말을 했다. 나는 그 말들을 들었다. “그들이 다시 온다.” “나는 아직 그날에 있다.” 그의 과거는 현재를 삼켜버렸고, 나는 그 잔해 속에서 자아를 찾으려 애썼다. 정신질환은 나에게 유전된 것이 아니라, 전해진 것이었다. 그것은 유전자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억 속에도 있었다. 나는 아버지의 눈빛에서, 그의 손 떨림에서, 그의 무언의 고통에서 그것을 배웠다. 그리고 어느 날, 나도 그 세계로 들어갔다.

정신병동 입원기: 365일의 기록

입원은 갑작스러웠다. 현실이 무너졌고, 나는 병동의 문을 넘었다. 그곳은 또 다른 세계였다. 시간은 멈췄고, 이름은 사라졌으며, 감정은 날것으로 드러났다. 나는 그곳에서 나를 다시 만났다. 아니, 처음으로 진짜 나를 본 것 같았다. 병동의 하루는 반복과 침묵으로 이루어졌다. 아침 6시, 약을 먹고, 식사를 하고, 아무 말 없이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 오후엔 상담이 있었고, 저녁엔 다시 약. 밤이 되면 환청이 찾아왔다.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고, 누군가 내 생각을 훔쳐갔다. 나는 그들과 싸웠고, 때로는 그들에게 졌다. 동료 환자들은 각자의 세계에 갇혀 있었다. 어떤 이는 자신이 대통령이라 했고, 어떤 이는 매일 죽은 아내와 대화했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묘한 연대감이 있었다. 우리는 모두 부서진 존재였고, 그 부서짐 속에서 서로를 알아봤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시간이었다. 병동의 시간은 흐르지 않았다. 시계는 있었지만 의미가 없었다. 하루가 일주일 같았고, 일주일이 한 달 같았다. 나는 그 시간 속에서 글을 썼다. 벽에, 종이에, 마음에. 글은 나를 붙잡아주는 유일한 끈이었다.

정신증 관리의 현실과 필요성

정신질환은 단지 증상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었다. 나는 그것을 병동에서 배웠다. 그리고 퇴원 후, 그것을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정신증은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 나는 이미 전구기를 지나 있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그 시기를 놓친다. 이상한 말투, 감정의 기복, 현실감의 흔들림. 그것들은 단서였고, 구조 요청이었다. 그러나 사회는 그것을 무시했다. 지역사회 기반 사례관리는 생존의 열쇠였다. 나는 퇴원 후, 사례관리사와 함께 일상을 회복했다.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병행했고, 가족과의 관계를 다시 정립했다. 그것은 쉽지 않았지만, 가능했다. 가장 큰 장애물은 낙인이었다. “정신병자”라는 단어는 칼처럼 날카로웠다. 나는 그 단어에 찔렸고, 피를 흘렸다. 그러나 나는 그 피로 글을 썼다. 정신질환은 숨겨야 할 것이 아니라, 이해받아야 할 것이었다.

회복의 서사: 다시 쓰는 나의 이야기

퇴원 후의 삶은 낯설었다. 나는 다시 걷는 법을 배워야 했다. 사람을 만나는 법, 감정을 조절하는 법, 현실을 믿는 법. 그것은 재활이 아니라 재탄생이었다. 나는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찾았다. 정신질환은 나를 무너뜨렸지만, 동시에 나를 깊게 만들었다. 나는 그 경험을 글로 옮겼고, 독자들은 그 글에서 자신을 봤다. 우리는 모두 어딘가 부서져 있었고, 그 부서짐 속에서 연결되었다. “정신증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그것은 나를 새로운 세계로 이끌었고, 새로운 언어를 주었다. 나는 그 언어로 나를 설명했고, 세상을 이해했다.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당신의 마음을 위한 안내서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아마도 당신은 누군가를 걱정하고 있거나, 스스로를 이해하려 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당신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정신질환은 고립을 부르지만, 그 고립 속에서도 연결은 가능하다. 나는 병동에서 그것을 배웠고, 퇴원 후에 그것을 실천했다. 이해는 치료의 시작이다. 가족과 친구가 정신질환을 이해하려 할 때, 환자는 회복의 길로 나아간다. 나는 아버지를 이해하려 했고, 나를 이해받으려 했다. 그 과정은 고통스러웠지만, 가치 있었다. 정신건강은 모두의 문제다. 이 사회는 더 이상 정신질환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모두 마음을 가지고 있고, 그 마음은 때로 부서진다. 그러나 부서진 마음도 다시 붙일 수 있다. 글로, 말로, 손길로. 나는 이 글을 통해, 당신에게 손을 내민다. 정신질환은 끝이 아니다. 그것은 또 다른 시작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이해와 공감에서 비롯된다.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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