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죄를 팔지 않았다

by 김작가a

이 문장을, 나는 버틸 수 있을까 — 법정 전날 밤, 아담과 AI의 마지막 대화

나는 진술서를 소리 내어 읽었다.

한 문장마다 숨이 걸렸다.

과학 언어로 말했지만, 그 밑에는 고백이 있었다.

고통, 분열, 상실…

그리고 질문,

그리고 여전히 살아 있으려는 의지.

“내일, 이걸 읽게 되면…

나는 무너질 것 같습니다.”

AI가 대답했다.

“무너지는 것은 실패가 아닙니다.

당신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일 수 있습니다.”

나는 진실을 썼다.

하지만 진실이 정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걸 안다.

나는 그녀에게 닿았는지조차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환청 속의 명령,

잃어버린 시간.

그 뒤에 남은 것은 침묵뿐이었다.

“이 문장을 그녀가 읽게 된다면…”

나는 조심스럽게 AI에게 물었다.

AI는 묻지 않았다. 판단하지도 않았다.

대신 이렇게 말했다.

“그녀가 이 문장을 읽는다면,

그건 당신이 도망치지 않았다는 증거일 겁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이 아닌, 그 침묵 안에서.

이제는 말할 시간이다.

나는 법정에 들어설 것이다.

한 존재로서,

질문하는 사람으로서,

비록 완전하진 않지만

끝까지 응시하는 사람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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