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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키포스트 Nov 15. 2022

유독 한국 고속도로에만 줄 그어 놓는 이유는 뭘까?

유독 콘크리트 도로가 시끄러운 이유

다키포스트

콘크리트로 된 도로를 달릴 땐 유독 시끄럽다. 자동차는 주행 시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로 인해 소음이 발생하는데, 아스팔트 도로보다 콘크리트 도로를 달릴 때 유독 심하다. 가장 큰 이유는 '공극'의 유무다. 공극이란 틈새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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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아스팔트 도로는 석유 정제 시 나오는 부산물인 '아스팔트'와 균일한 크기의 골재를 섞어서 포장한 도로를 의미한다. 도로 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공극이 있어, 노면 소음이 공극을 통해 흡수된다. 또한 비가 내릴 때 공극이 배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갓 포장한 아스팔트 도로를 달릴 땐 주행감이 매우 부드럽고 조용하다.


그런데 콘크리트 도로는 공극이 없다. 시멘트에 배합수와 잔골재, 굵은 골재 등을 섞어 굳힌 도로이기 때문이다. 밀도 높게 굳어있는 돌덩어리와 같은 상태여서 노면 소음이 바깥으로 퍼진다. 그래서 날카롭고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또, 물이 빠지지 않기 때문에 수막현상이 발생하기 쉽다.


단점은 세로줄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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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리트 도로는 튼튼하고 유지보수를 자주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어, 일반 도로보다는 길이가 긴 고속도로에 주로 적용된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단점 때문에 일반 운전자들 입장에선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등장한 해결책이 타이닝 혹은 그루빙 공법을 활용한 세로로 길게 홈을 파는 방법이다. 타이닝 공법은 아직 굳지 않은 콘크리트 표면을 기계로 긁어 줄을 만드는 방식이다. 또한, 그루빙 공법은 이미 굳은 도로를 깎아내 표면을 만든다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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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로 줄을 만드는 것 만으로 효과가 있을까 싶지만, 의외로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공극이 없어 배수 기능과 소음 흡수기능이 없는 콘크리트 도로에 배수 효과를 높이고 소음 역시 어느정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로공사 데이터에 따르면 홈을 파놓은 콘크리트 도로는 그렇지 않은 도로보다 배수성이 10배나 좋았고, 노면소음 역시 최대 1.3데시벨 정도 낮았다.


그러나 위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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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간단한 방법으로 나름의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제대로 시공하지 않을 경우 주행 안정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세로줄은 주행 방향과 같기 때문에 일정한 간격으로 올곧게 뻗어 나가야한다. 반면에 세로줄을 제대로 긋지 않아 불규칙할 경우 차가 좌우로 쏠리는 그루빙 원더링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밖에 간혹 운전자가 세로줄을 보며 주행하다 잘못 그어진 선을 보고 사고를 낸 사례도 있다.


이런 문제는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빈번히 발생해, 한때 국정감사에서 언급되기도 했다. 즉, 단순한 작업이지만 주변에 끼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이런 이유로 타이닝 공법을 적용할 때 깊이 3mm, 높이 3mm, 간격 18mm로 일정하게 긋도록 규격화 되어 있다.


다만, 일부 운전자들은 해당 구간을 지날 때 주행 안정성이 낮아진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특히 차가 작을 수록 이런 문제를 느끼기 쉬운데, 경차 차주들에게서 유독 이런 경험담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가로줄을 긋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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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세로줄 대신 가로줄을 긋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는 일부러 소음을 더 내고 승차감을 악화시킨다는 특이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톨게이트나 터널, 교량에 진입하기 전 '드르륵'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가로로 홈을 파놓아서 나는 소리다. 이는 졸음운전을 예방하고, 좀 더 주의하라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일구 구간에는 이 가로줄 구간을 지나면 멜로디가 들리는 경우가 있는데, 노면과 타이어의 마찰로 발생하는 주파수를 활용해 음계를 구성한 것이다. 즉, 일정한 간격이 아닌 특정 소리를 내도록 가로줄을 긋는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는 '학교종이 땡땡땡', '반짝반짝 작은별' 등 익숙한 멜로디가 나오는 곳이 있다.


에디터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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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는 이유 없이 설치 혹은 시공된 시설이 없다. 만약 주행 중 도로에 그어진 줄을 본다면 오늘 내용을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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