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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키포스트 Jan 02. 2023

눈길 주행, 후륜이 사륜보다 낫다고 우길 수 있는 이유

눈길 주행 안정성, 구동 방식 논란
특정 조건 만족해야 주행 안정성 향상
실질적으로 타이어 종류가 중요

다키포스트

 후륜구동 방식을 선택한 프리미엄 세단과 수입 스포츠카는 평소에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가 눈만 내리면 조롱거리가 되기 일쑤다. 겨울철 눈길에서 후륜구동 수입차들이 쩔쩔매는 모습은 이미 자동차 커뮤니티를 넘어 언론매체에서도 좋은 기삿거리가 된지 오래다.


이번 겨울에도 폭설과 영하의 기온으로 인해 눈 쌓인 언덕을 오르지 못하거나 제어를 못한 차량들이 많이 생겼고 곳곳에서 교통 정체도 발생했다.


후륜구동 방식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렉서스, 포르쉐,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나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가 선호한다. 고속주행 안정성, 승차감, 코너링 성능 등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다키포스트

그 대신 눈길에는 약하다. 조금만 가파른 언덕을 만나도 눈길에 미끄러진다. 코너를 돌 때는 더 위험하다. 일반적으로 엔진이 앞에 위치하기 때문에 뒷바퀴에는 하중이 앞바퀴에 비해 적게 실리게 된다. 즉, 중량이 적게 실리는 뒷바퀴의 마찰력은 앞바퀴에 비해 작으며, 후륜구동 방식 차량은 눈길에서 바퀴가 헛돌기 쉬운 것이다. 또한 바퀴는 움직이지만 뒷바퀴는 앞으로 진행해 미끄러운 곳에서 차체를 제어하기 더 어려워지는 이유도 있다.


이 때문에 후륜구동은 이맘때쯤이면 사륜구동 차량과 비교되곤 한다. 사륜구동은 특성상 눈길에서 제어력이 비교적 우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륜구동이라고 해서 후륜구동보다 무조건 눈길에서 유리한 것은 아니다.


[글] 박재희 에디터


사실 눈길에서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선 구동 방식보단 타이어의 종류가 더 중요하다. 서머 타이어를 장착한 사륜구동 차량보다 윈터 타이어를 장착한 후륜 구동 방식의 차량이 더 안전하다는 것이다.


겨울용 타이어는 여름용이나 사계절용 타이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지력이 크다. 원재료와 트레드 디자인 설계 덕분인데, 마찰력이 큰 겨울용 타이어는 겨울철 살얼음이 낀 빙결 노면이나 눈이 쌓인 눈길에서 다른 타이어 제품군 대비 높은 제동력을 발휘한다.

한국타이어

 실제로 한국타이어의 실험 결과 눈길에서 40㎞/h로 달리는 상황에서 측정한 제동거리는 사계절용 타이어가 37.84m, 겨울용 타이어가 18.49m로 나타났다. 브리지스톤 코리아가 목동 실내링크에서 실시한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시속 20㎞로 주행했을 때 평균 제동거리는 사계절 타이어가 17.82m, 겨울용 타이어가 10.92m로 나타났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후륜 구동 차량도 윈터 타이어를 장착하면 상대적으로 안정감 있는 주행을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윈터 타이어라고 해서 안 미끄러지는 것은 아니니 눈이 내리거나 빙판길 같은 환경에서는 운행을 안 하는 게 제일 안전한 방법이다.

운전자의 운전 습관도 타이어만큼이나 중요하다. 구동방식이나 타이어 종류를 과신하지 말고 눈길과 빙판길에서는 겸손하게 안전운전을 해야 한다.


사륜구동에 겨울용 타이어를 달았더라도 방심하면 사고가 난다. 안전거리 확보는 필수이며 가급적 앞차가 통과한 자국을 따라가야 한다. 급가속, 급제동을 피해야 하고 언덕길에서는 저속 기어 변속을, 내리막길에서는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타이어 마모 상태도 살펴봐야 한다. 타이어 마모가 심하면 겨울용 타이어라도 눈길에서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눈길에서 차가 미끄러지면 핸들을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틀어야 '스핀(spin)' 현상을 막을 수 있다.

무엇보다 도로 인프라가 가장 중요하다. 최근 폭설로 인해 전국적으로 도로 교통이 마비되는 지자체가 많이 생겨났다. 이에 제설 작업 늦장 대응이라는 언론의 뭇매를 피하지 못했다. 시민과 운전자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선 구동 방식과 겨울철 타이어, 운전 습관을 논하기 전에 도로 환경이 가장 기반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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