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35일 차-돈의 힘

by 안나

2022년 4월 21일 금요일

격리 35일 차


어제 받았던 오리 고기와 돼지고기를 오늘 양파 3개와 와아차이하고 교환했습니다.

제가 너무 소중한 애들입니다



21일은 급여일이에요

금융권에 계신 분들은 다 같으실 거예요

한국에서 은행에 처음 입행했을 때 급여일은 21일이고 매월 1일부터 20일까지는 후불 21일부터 월말까지는 선불로 계산해서 준다고 설명 들었던 기억이 새롭네요.


3월 21일에 급여를 받았을 때는 봉쇄 초창기라서 정신없어서 그냥 받았는데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한 달 동안 출근 한 번도 못하고 급여를 받으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비대면으로 가능한 업무도 있어서 아침 9시부터 6시까지는 노트북 켜놓고 있고요.

오프라인으로 처리해야 하는 업무들은 당연히 봉쇄 풀린 후로 미루고 있어요.

대기업이나 금융권이나 공공부문들의 사업장들은 이번 봉쇄 기간에 직원들에게 정상적으로 급여를 지급하지만 제조업이나 개인 사업장들은 기본급 혹은 기본급의 60%,70% 이런 식으로 주기도 하고 최저임금만 지급하는 회사들도 있습니다.

참고로 상해 최저 임금이 월 2,600위안 정도입니다

예상치 못한 장기 봉쇄에 승자 없이 모두 패자인 지루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정부 보조금 준다고 문자 보내서 개인 정보 빼가는 문자 사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금 다들 살아남기 위해 힘든 이 상황에서도 사기를 치는 사람이 있네요

인간의 선악에 대한 의문이 몽글몽글 생겨나네요.


대부분 평소 급여보다는 적게 받는 데 집에 있어도 지출은 더 느는 상황입니다.

전기, 수도, 가스 사용량도 늘었고요.

상해의 공공요금과 차비는 북경보다 비쌉니다

특히 전기요금은 북경의 2배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택시 요금도 비싸고요.

북경은 택시 기본요금이 13위안인데요 여기 16위안이에요


다들 집에서 먹고 생활하니 식비와 생필품 소요량이 느는 것은 당연하고요.

지금 물건 살 때 가격을 따질 상황이 아닙니다.

얼마가 되든지 사야 하고요

배송비 3,40위안은 애교입니다.

150위안 달라고 해도 배송만 받을 수 있으면 그 비용도 감사히 지불해야 해요.

수입은 줄고 지출만 느는 힘든 상황을 2,500만 상해 시민들이 겪고 있습니다.


돈이면 없던 사랑도 생기다고 하나요

역시 돈이면 없던 술도 생기네요

북경에 계신 지인 분이 맥주 한 박스를 보내주셨어요

어떠한 경로와 비용을 지불하신 지 안 알려주시네요.

확실한 것은 맥주 값보다 배송 비용이 더 들었을 거예요

지금 물건은 다 박스 단위로 사야 하긴 하지만 맥주 한 박스가 실제로 제 눈앞에 나타나니 신기하네요


듀벨.. 벨기에 맥주이고 알코올 도수가 8.5%입니다.

330ml 작은 병이지만 웬만한 맥주 1,000ml에 맞먹는 알코올이네요

알코올 도수 낮으면 어정쩡하게 취한다고

마시고 확실하게 취하라고 알코올 도수 높은 맥주로 보내셨다고 하네요.


아니 아니

지금 제게 젤 필요한 술은 맛술인데요

맛술 아니면 소주 심지어 백화수복이라도 좋으니 요리할 때 쓸 술이 필요한데요.


그래도 너무 감사해요

무려 24병이네요

하루에 한 병씩 마시면 5월 14일까지 마실 수 있네요

다 마시면 또 보내주시겠다고 하는데요

이 맥주 다 마실 때까지 저보고 갇혀 있으라고 건가요.. 덜덜덜


감자와 식용유도 좀 여유가 있어서 감자튀김 만들어서 오랜만에 맥주 한잔 마십니다

제발 저 술 다 마시기 전에 격리 풀어주세요 *

keyword
작가의 이전글봉쇄 34일 차-사법고시보다 어렵다는 딩동고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