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18일 목요일
34일 차
7시까지 항원 검사 올리고 8시 반에 핵산 검사했어요
15번째 핵산 검사..
아파트 봉쇄해놓고 라인 별로 자원 봉사자 2명씩이 여러 가지 방역 관리 업무를 해요
단체방 만들어서 공지 띄우고 항원 검사 사진 찍어서 올리라고 하고
단체방이 있는 사람들만 50명이 넘어요
너무 많은 대화가 오고 가서 단체 알림 꺼놓고 자원 봉사자의 알림만 되게끔 설정해 놨는데도
단체방이 조용할 시간이 없어요.
중국분들도 할 말이 많으신 듯
새벽에 단체 공지 올리고 조금이라도 늦으면 문 두들겨요.
제가 중국사람 아니라는 것은 이 라인 모든 사람이 다 알죠
제가 못 알아 들었을까 봐 열심히 문 두들겨서 알려줍니다.
저희 집 아래 집 아저씨도 수시로 오십니다.
자기 집에 뭐 생기면 가져다주고
한 번은 파인애플을 3통이나 가지고 오셨길래 사양했어요
껍질을 벗길 자신도 없고 파인애플 거친 식감도 감당 못해서요
저희 집에 생기는 고기는 당연히 자기 집으로 줄 거라는 확신이 생기신 듯
하긴 그 집이 식구가 많아요
애들도 있고 해서
똑같은 양의 구호품을 받으니까 가족이 많은 집은 당연히 부족하죠
한 집에 몇 명이 살든지 동일한 양의 물자를 나눠줍니다
평등을 좋아하는 공산주의답네요
11층에 사시는 주인집 내외분도 열심히 오십니다
특히 구호품 받는 날이면 제가 구호품 못 받아 갈까 봐 문 두들기고
구호품 받으러 가야 하니 빨리 내려가라고 애달아 문 두들기십니다
분명히 저는 이 집에 혼자 사는데 왜 이 라인 모든 분들과 같이 사는 느낌이 들까요
오늘은 현관문 전자 키에 초인종 있다는 표시를 붙여 놨어요.
제가 평소에 중국어를 한마디도 안 하니까 제가 못 알아듣고 읽는 줄 알고 챙겨주시는 이웃 분들의 관심은
고맙지만 제발 문 좀 두들기지 말아 주세요.
이 기사 쓰신 분..
소스가 어디인지 물어보고 싶네요.
며칠 전 한국에 있는 가족이 이 기사 보내주면서 봉쇄 풀리냐고 물어서
20일에 봉쇄 풀리면 손에 장 지진다고 했어요
극단적인 표현까지 써가면서 강한 부인을 했어요.
20일에 풀리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했으니까요
오늘 20일이고 봉쇄는 풀리지 않았습니다.
현재 편의점 마트 요식업(KFC, 맥도널드 등등)은 영업 가능하다고 하지만 직원들의 출근, 배송 문제 등으로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일부 지역은 가능하다고 하지만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별 변화가 없어요
쌀 불려서 핸드 블렌더로 갈아서 쪄서 가래떡 만들었어요
하나는 떡볶이용으로 만들고 하나는 떡국 떡처럼 만들었어요
물론 파는 떡처럼 매끈하지 않지만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에요
라볶이 만들고 튀김도 만들었어요
집 안에 유전이 생긴 것도 아닌 데 갑자기 식용유 부자가 되어서 남는 해바라기씨 기름 소진도 해야 하고
야채들도 시들어 가길래 다 합쳐서 야채 튀김 만들어요
분식 데이네요.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사법고시보다 힘들다는 딩동고시에서 간신히 굴소스 주문에 성공했습니다.
굴소스 같은 가공 조미료 안 쓰는 데 중국 야채 먹으려니 도저히 소금 후추 마늘만으로 한계가 있어서요.
너무 풀 맛으로만 먹는 것도 하루 이틀..
카레 가루도 좀 사고 싶고 맛술도 있었으면 좋겠는데요
뭐 정 안되면 소주라도 한 병 있으면 좋겠어요
요리에 넣게요. 그 흔한 소주 한병도 집에 없네요.
5차 구호품 받았습니다
일주일 연장 확정입니다.
제일 반가운 것은 버섯과 와와차이, 샐러리이네요.
구호품 받자마자 단체방에서 교환 문자가 불꽃 튀깁니다.
2022년 21세기
저는 선사 시대에서 했던 물물교환이 이뤄지는 신기한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