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42일 차-살아있다

by 안나

2022년 4월 28일 목요일

42일 차


오늘 아침 핵산 검사받으러 새벽부터 난리 치길래 전 따로 가겠다고 했어요

같은 시간대에 여러 명 엘리베이터 타는 게 싫어서요

10시쯤 핵산 검사받으러 나갔는데 아파트 안에 걸려있던 플래카드 내용이 바뀌었네요

이거 보는 순간 갑자기 욕이 막 하고 싶어 졌어요

제가 욕하고 사투리를 잘 모르는데요

이럴 줄 알았으면 평소에 욕 좀 배울 것 그랬어요.

플래카드 내용은 버티는 것이 승리이고 버텨야만 승리한다는 거예요


뭘 버텨요.

오미크론 하고 전면전 벌이면서 오미크론만 안 걸릴 수 있다면 사람이 죽고 굶고 고통받아도 되고 경제가 반토막이 나든 인간의 존엄성이 뭉개져도 되든 말든 이 상황을 견지하자는 거네요.

그게 승리이고 그래야만 승리한다는 거네요

뭐가 승리죠.

언제서부터 인간이 모든 질병을 정복하고 살았나요

이런 식이라면 치질 없는 마을도 만들고 감기 없는 마을도 만들라는 마야부인이라는 아이디의 중국인이 쓴 글이 화제가 되었어요.


중국에서는 곳곳에 플래카드 걸린 곳이 많아요

구호로 사람들은 가르치려는 프로파간다

이런 주입식 교육으로 사람들을 가스 라이팅 하는 거죠.

중국 학교의 주입식 교육은 상상을 초월해요.

이 주입식 교육의 장점이라면 아직까지는 중국에서는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구조이긴 해요.


아침부터 분노 게이지 올렸다가 진정하고 점심 식사 만들었어요

소중히 아끼는 두부로 두부조림 만들었어요

상하기 전에 빨리 먹어야죠


아파트 단체방에 소믈리에가 나타났어요.

왜 안 나타나 했어요

바리스타에 이발사에 소믈리에까지

이제 와인도 마실 수 있게 되었네요

근데 가격은 좀 후들후들하긴 하네요.


영화 ``살아있다``를 봤어요

지금 상황에서 오버랩되는 부분이 많아요

아파트에 혼자 갇히게 된 오준우는 15일 차에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공포와 절망에 시달립니다.

김유빈이라는 또 다른 생존자를 만나서 결국 좀비들과 치열한 싸움 끝에 살아남아서 대한민국 군인에 의해서 구출됩니다.

헬기 타고 아파트 옥상을 탈출하는 주인공들이 어찌나 부럽던지

저는 누구 와서 구해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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