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20일 차-정신 줄 놓지 않기

by 안나

2022년 4월 6일 수요일


날짜 잘 세어야 해요. 정신 줄 놓으면 안되니까요.



어제 2차 구호품을 받았습니다.

이걸 받는 순간 격리가 앞으로는 일주일은 더하겠구나 하는 예측이 가능했죠. 지금 상해로 들어오는 생필품은 마트나 사업자들에게 가는 게 아니라 정부가 일괄 구매해서 배급제로 한다는 소문도 있어요.

가끔씩 되었던 마트 광클도 이제 안되어요

오늘 아침에는 자가진단키트로 항원 검사하라고 하고 이상한 약을 하나씩 주고 갑니다.

오미크론을 예방하는지 완화시키는지 모르지만 병 주고 약 주네요. 처음부터 병을 주지 말았어야죠.


북경에서 상해로 온 지 6개월인데요. 그중 20일을 격리했네요.

제가 처음에 북경을 떠날 때 당시 북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얼마나 광기를 부릴까 그 꼴 보기 싫었던 것도 이유 중 하나였는데요. 여우 피하다가 호랑이 만난다고 북경 피해서 상해로 왔다가 무능력한 상해시 판단과 행정력에 제대로 당하는 중이에요.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그래도 북경이 행정 정치 수도라서 나은 면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어설픈 봉쇄 정책으로 오미크론도 못 잡고 경제 순환과 흐름은 똑 반으로 분질러 놓고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은 고통을 받고..


애기들을 강제로 부모와 분리해서 집단 수용해서 제대로 돌봐주지도 못하고

오미크론 감영자들 모아놓은 곳은 사진만 봐도 꿈자리가 뒤숭숭해요.


오미크론 걸려서 죽는 게 아니라 여기서 수용 시설 끌려가서 거기서 스트레스 받아서 죽을까 그게 더 무서워요. 역사 상 가장 우매하고 어리석은 정책과 판단으로 길이 남은 이 오미크론 대응 상황에서 이제 생존에 관한 위협이 문 앞까지 왔다는 생각이 들어요.모든 물건의 재고 없이 맞춰 살다가 봉쇄 기간이 길어지면서 여러 가지 물자 부족함을 겪고 있어요.


올리브유도 떨어져 가고.. 중국 사람들이 쓰는 콩기름이라도 사려고 해도 주문도 안되고

천연 소금 쓰고 있었는데 그것도 떨어져 가고 있어요.

불행 중 다행으로 절임용으로 쓰던 굵은소금이 있어서 그거라도 갈아서 써야 할 판국이에요.

천연 호모 식초 쓴다고 애플 사이다 비니거만 썼는데 그것도 떨어져서 과일 세척용으로 사놨던 중국 식초 써야 해요. 주방 세제도 떨어지면 세탁 세제라도 써야 하는 고민이고

올리브유 떨어지면 음식을 삶거나 데쳐서 먹어야 할 것 같고요.

샐러드도 올리브유 없이 식초하고 소금만으로 먹게 생겼어요.


베이킹파우더 떨어져서 베이킹 못하고

이스트는 있는데 밀가루 없어서 빵도 못 만들고

생크림 하고 우유 딱 하나씩 남아서 아이스크림 만들기 놀이도 못하고

매일 냉장고 재고 파악하면서 며칠 버틸 수 있을까 생각해야 해요.


다행히 크게 아픈 데 없어서 어떻게 이 광란의 굿판이 끝날 때까지 살아남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세뇌시키고 있어요.

집에서 못 나가니 운동 부족이라서 그제부터 점핑잭과 니킥 시작했어요.

어제는 점핑잭 500개 니킥 1,000개 했네요.제발 정신 줄 놓지 말고 어떻게든 정신 차려서 버텨야죠.

전쟁에서는 승자는 전투에서 이긴 자가 아니라 살아남은 자라고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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