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인류 최대의 토목공사였고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라는 만리장성을 북경에서 있을 때 자주 갔었어요.
빠다링八达岭, 쓰마타이司马台,무텐위慕田峪,진산링金山岭장성같이 복원해서 세트장 느낌을 주는 비싼 입장료를 내는 관광지 말고요.
장성의 생김새가 화살의 입과 닮았다고 하는 찌앤코우箭扣 장성
댐을 만들면서 장성의 일부 구간이 물에 잠겨서 수장성이水长城라고 불리게 된 장성
이런 곳으로 트레킹을 갔어요
찌앤코우 장성은 등산 스틱이 필요 없는 구간이에요. 두 손과 두 발을 사용해야만 갈 수 있거든요. 올라가고 내려오는 과정 모두 험난하고 위험해요.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한 걸음씩 등반을 해야 하는 곳이랍니다. 관광객들로 시끌시끌 소란한 유명한 장성보다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어요.
수장성은 봄에 매화가 필 때 가면 예뻐요.
꽃잎이 눈처럼 휘날리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물에 잠긴 장성을 바라보면서 불어오는 봄바람과 함께 걷는 트레킹을 하면 좋아요.
만리장성이 실제로 만리보다 훨씬 길어요.
만리는 상징적인 거리.
어떻게 측정하는지에 따라서 2,700Km에서 6,000Km라고 하기도 해요. 누가 뭐래도 만리는 훨씬 넘는 2,000년이 넘는 동안 지어진 인류 최대의 군사 건축물이라는 빛나는 이름도 있지만 당시 백성들의 피 눈물로 건설되어서 세계에서 제일 큰 무덤이라는 부끄러운 이름도 있어요.
건설 목적은 군사 방어용이었지만 실제로는 흉노족 등의 외부 세력을 막아내지도 못했어요.
저희가 장성 트레킹을 하면서
중국 사람들은 좋겠다.
자금성하고 만리장성 이 2개의 문화유산만으로 얼마나 많은 관광 수입을 올릴 수 있을까
하면서 부러워한답니다.
외적의 침입을 막겠다고 춘추 전국 시대부터 명나라 때까지 끊임없이 증축과 개보수를 하면서 백성들를 강제 노역 시켜서 장성을 쌓은 지 600년쯤 지난 2020년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가 전 세계에 들불처럼 번질 때 중국은 제로 코로나라는 장성을 재빨리 쌓고 장성 밖에서는 불이 나든 지 말든 지 그 안에 구축한 핵산 검사 제국의 영화를 누렸습니다. 사람들의 인권유린과 자유 유 억압 위에 제로 코로나 장성을 쌓았어요.
핵산검사 장비와 비용, 어마어마한 수익은 누구의 주머니로 들어갔을까요. 제로 코로나 장성 안에 사람들을 가둬놓고 생겨난 막대한 수익을 누군가는 두둑하게 챙겼고 사회를 편하게 통치했습니다.
시안 병마용 병사를 부활시켜서라도 결연한 자세로 북경을 철벽방어를 했습니다..
제로 코로나 장성 붕괴는 내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명나라 말 숭정제 때, 청나라 강희제가 난공불락의 요새라 불리던 친황다오 산하이관 천하제일문을 넘을 수 있었던 것은 명나라 수문장 오삼계가 성문을 열어줬기 때문이에요.
만리장성은 오랑캐의 침입으로 뚫린 게 아니라 내부에서 문을 열어주었기 때문이었어요.
2022년 지금 중국에서는
더 이상 버티다가는 질병으로 죽든 굶어서 죽든 제로 코로나 장성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였어요.
지난주 준비 안된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 그렇게 철통 방어를 하던 북경 제로 코로나 장성이 제일 먼저,제일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어요. 누가 더 빨리 걸리는지 내기를 하는 것도 아닌데 도미노 쓰러지는 속도로 확진자가 늘고 있어요.
제가 중국에서 보낸 시간의 9/10는 북경이었고 아는 사람들 중 열에 아홉은 북경에 있고 지인들 중 90%는 코로나에 감염되었어요. 자가진단키트마저 부족해서 증세가 있어서 집에 있어도 자가진단도 못 해보고 있어요. 그나마 사방팔방에서 간신히 구한 약마저도 떨어지거나 그 약도 못 구한 지인도 있어서 자기 체력으로만 버텨내야 하는 상황이에요. 다들 이름 대면 알만한 곳에 다니는 분들인데 코로나 쓰나미 앞에서는 도움을 못 받고 혼자서들 앓고 있어요.
대한민국 대사관과 영사관 역할에 대한 논란도 있어요. 한국에서 약 좀 구해서 교민들에게 공급해주면 좋겠는데요. 상해 봉쇄 때와 마찬가지로 교민들을 도움을 받고 있지 못해요. 한국에 있는 가족들만 애달아서 약, 키트 등을 보내려고 하지만 쉽지는 않아요. 진단키트, 기본치료에 필요한 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조국이 있는데요.
코로나 중증 환자 치료제는 팍스노이드는 이미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싹쓸이했어요.
중증 환자들은 구경도 못해보겠네요.
중국은 산업계의 모든 코드가 다 있는 나라예요.
제약에 필요한 중간재를 생산해서 화이자를 비롯한 글로벌 제약사에 공급하는 나라이고요.
웬만한 약은 다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진 나라예요. 그런 나라에서 약국에 약이 동나고 진통제, 해열제를 못 구하고 있어요.
상해는 지금 폭풍 전야 같아요.
각 회사마다 확진자가 조금씩 나오고 있어요. 제가 사는 아파트 라인 4층 사는 사람이 확진되었어요. 일주일 전만 해도 저희 아파트가 봉쇄되었고 저희들은 팡창放舱(임시 격리 수용 시설)로 끌려가야 했어요. 지금은 자가 격리가 가능해져서 그분은 집에 있고 저는 정상적인 출퇴근이 가능해요.
상해 봉쇄 내내 저희를 공포에 떨게 했던 수용 시설로 끌려가는 두려운 상황은 이제 사라졌어요.
북경에서부터 밀려오는 코로나 쓰나미가 상해를 덮치는 것은 시간문제예요.
저는 지금 소집 날짜 안 적힌 입대 영장을 받아들고 있는 기분이에요.
저는 12월 29일에 한국에서 들어오시는 분이 계셔서 약을 부탁해 놨어요. 그때까지 코로나 안 걸리기만 바라고 잘 버텨야 해요. 만일 양성 나오면 집에서 혼자 끙끙 앓을 생각이에요. 중국 병원에 가면 없던 병도 생기기 때문에 가능한 한 집에서 자가 치료해야 해요.
2,000여 년에 걸쳐서 통치권자의 힘으로 백성들의 고통으로 쌓은 장성은 후손들에게 `연간 천만명이 넘는 관광객 유치와 막대한 입장료 수입이라는 유산`을 남겼는데요.
3년에 걸쳐서 생명을 보호한다면서 인권 유린과 자유를 억압하면서 쌓은 제로 코로나 장성은 어떤 유산을 남길까요.
1년 뒤 이맘 때 정산해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