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의 루루鲁鲁 이야기 1-한스커피
전직 프로축구선수가 내리는 커피
중국에 태행산太行山이라고 산맥이 있어요.
그 산맥의 동쪽이 산동山东, 서쪽이 산서山西랍니다.
동쪽에 있는 땅은 바다 쪽으로 툭 튀어나왔어요. 산동반도라고 불러요.
산동반도에서 닭이 울면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들을 수 있었다고 하죠.
신라시대에는 신라방이라는 집단 거주지가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와 가까워요.
거짓말 조금 보태면 인천에서 도움닫기 잘해서 서해 바다 폴짝 뛰면 산동성 위해에 착지할 수 있어요.
산동성의 차 번호판은 루鲁예요. 예전에 노나라였거든요.
저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산동에서 살았어요.
<산동에서 쓰는 편지>로 시즌 4까지 57편의 글을 썼었죠.
그래서 제게 산동성은 고향 같아요.
https://blog.naver.com/na173515
산동성의 성도省会는 청도가 아니랍니다.
워낙 청도가 청도맥주와 양꼬치로 유명해서 청도가 산동성의 성도인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요． 한국인들이 한중 수교 초창기 때 진출했던 곳이고 한때 한국인들이 몇 십만 명 거주했다고 해요. 그때 연변에 있는 교포 분들도 청도로 이주해서 한국인들의 중국 진출을 도왔어요． 지금도 청양에 거주하는 교포 분들이 １０만 명이 넘는다고 하죠．
중국 10대 도시이자 칭다오 맥주와 중국의 대표 가전 하이얼海尔, 하이신海信의 본사가 있어서 우람한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메트로 폴리탄이지만 산동성의 성도는 제남济南이에요.
2010년에 산동을 떠난 후에도 칭다오는 1년에 한두 번씩 갔었어요.
휴먼커피休门咖啡라고 제 커피 선생님이 커피를 하고 계셔서요.
이번 신정 연휴에 선생님께 인사도 드리고 제로 코로나 이후 첫 외출로 청도를 갔다 왔어요.
청도에 가면 여기저기 커피 집을 다녀요．
이번에 선생님과 같이 방문한 곳은 한스커피예요．
사장님 성함이 한청송이예요．
그래서 한스커피 韩 `s 咖啡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프로필 나오는 분이에요.
중국 인구 13억 명 중에서 월드컵 본선에 올라갈 11명을 못 찾아내는 것을 전 세계가 궁금해야죠.
선수를 실력이 아니라 꽌시关系로 뽑아서 그래요. 개인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도 많지만 모아 놓으면 단체 경기를 하는 협동과 단결력도 부족하대요. 무엇보다 절절함이 없대요.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의 자식이 죽자 사자 뛸 동기가 부족하고 또 하나.. 군 입대 면제 혜택같은 마시멜로우가 없어서 그렇다고 하네요.
돈도 아니고 힘도 아니고 한족도 아니고 조선족이라는 소수민족의 핸디캡까지 극복하고 중국에서 프로 축구 선수가 되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그야말로 본인의 피, 땀, 눈물로 그 자리까지 간 거예요.
열심히 프로 축구 선수로 활동하시다가 부상으로 은퇴하시고 2년 동안 커피 배워서 라오산 자락에서 커피를 하고 계세요.
중학교 1학년 때 만난 짝꿍하고 알콩달콩 같이 커피를 내리고 계시네요.
제가 한스 커피를 방문했을 때 이곳에는 새로운 시간이 흐른다고 느꼈어요.
축구선수로 살았던 시간을 뒤로하고 매일매일 커피를 내리면서 커피에 대한 공부를 하는 한청송 님의 새로운 시간이 흐르고 있었어요.
정성껏 내려주신 라테 한잔 마시고 옥상에서 하늘과 바람하고 놀다가 왔어요.
제가 한스 커피를 떠날 때는 그곳에는 한청송 님 부부의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행복한 시간이 흐르고 있었답니다.
상해에서 3월에 커피 박람회 하면 상해로 놀러 오신다고 하셨어요.
그때 상해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청도에 새로운 공항을 만들었어요.
원래 공항 이전 계획은 있었는데 기존 류팅流亭 공항은 군에서 쓴다고 빨리 나가라고 해서 교동胶东공항으로 아직 인프라도 안 갖췄는데 이전했대요.
기존 공항보다 30분은 멀어졌어요. 공항은 인천 공항 비슷하게 지었는데 상업 시설, 대중교통 부족하고 주변 환경은 공사판에 허허벌판이에요.
지금의 코로나 상황이 종료되면 허브 공항까지는 아니어도 산동성의 메인 공항이 될 것은 분명해요.
이런 공항이 중국에 몇 백개라는 것.. 그래도 우리는 인천 공항 하나로 세계 공항 평가 1위 하고 있답니다.
일당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