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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이야기2-칭다오의 밤,뤼자좡 야시장에서

by 안나

칭다오青岛 사람들에게 청양城阳은 시골이에요.

베이징에서 팡 산취房山区, 먼터우취门头区가 그렇고 상하이에서는 펑시앤취奉贤区, 진산취金山区처럼 청양은 같은 칭다오시에 속해도 시골 취급받아요.


베이징,상하이나 칭다오나 공항에서 가까운 곳에 한인촌이 생겨나요. 지금은 지아오동胶东공항 새로 지어서 이전했지만 예전 류팅刘婷공항에서 청양은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어요. 이곳에 한인촌이 있어요. 지금은 거주하는 한인 수를 손으로 셀 수 있어요.


1992년 한 중 수교 이후, 한국 사회 성장과 더불어 치솟은 임금, 까다로워진 근로 요건을 피해 소위 인건비 따먹기 업종 위주로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기업들이 늘어나요. 차이나 러시라고 부를 만큼 한국기업들은 중국으로 갔어요. 그중 산둥성 칭다오에는 주로 액세서리 가공, 의류 부자재, 원단 등 노동력을 많이 필요하는 중소기업들 위주로 진출했어요.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을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어요.


주로 동북 3성에 많이 살던 교포분들이 칭다오로 왔어요. 교포들과 한국기업인들 사이는 대부분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어요. 그때는 일부 좋지 않았던 일도 있었고요. 가족도 살다 보면 싸우고 등 돌리고 지내게 되는데 100년 정도 교류가 없던 한국인과 교포분들 사이가 알콩 달콩만 하지 않았어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말까지 한국기업인들도 교포분들도 서로 호황을 누리면서 한때 칭다오 거주 한인 수가 몇 십만 명이 넘었어요. 중국 경제, 산업은 빠른 속도로 발전했고 인건비도 같이 올랐어요. 한국기업들은 시장의 빠른 변화를 쫓아가지 못했어요. 영세한 중소기업들부터 철수하기 시작했고 야반도주하는 기업들도 있었어요. 롯데마트, SK 주유소 등 야심 차게 칭다오에 진출했던 대기업들도 다 손 털고 나갔어요.


지금 칭다오에는 차이나 엑소더스할 때 못 나갔던 분들과 다문화 가정 등이 남아있고 새로 오는 사람들은 드물어요. 앞으론 한국인들과 거주 기반은 점점 약해질 거예요.


한국기업 진출과 더불어 칭다오로 온 교포분들은 정착했어요. 대부분 칭다오에 주택을 구입했고 중국 아파트 가격은 몇 백% 씩 오르면서 자산을 형성했어요. 무역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에 종사하면서 생활하세요. 지금 연변은 조선족 자치구 지정이 취소되네 마네 하면서 인구가 줄고 있지만 청양에는 조선족 학교가 있을 정도예요. 청양에만 교포분들이 10만 명 정도 거주한다고 해요.


청양에는 교포분들이 하시는 작은 식당들이 많아요. 요란한 대형식당보다 이런 작은 밥집이 좋아요. 집에서 먹는 것처럼 반찬 나와요. 한국보다 더 한식같이 엄마가 외할머니가 차려주는 것 같은 집밥식당 많아요.


청양의 중심도로는 정양대로正阳大路예요.

거기에 야시장이 열려요. 전 칭다오를 수없이 오고 갔지만 칭다오에서 어디 가거나 구하지 못했는데요. 이번에는 큰 맘먹고 가봤어요. 루지아좡吕家庄 야시장인데요. 샤오홍수에서 핫플레이스래요. 어찌나 사람이 많든 지 사람들 사이로 요리조리 비집고 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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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먹을 수 있는 모든 먹거리는 다 모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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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장터 느낌 나는 물건들도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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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에 붙은 상표가 캔빈클레인과 비슷한 Cailv Kailun, 구찌와 비슷한 Gucci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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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식도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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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도 한국어로 쓰여 있어요. <수제어묵> 떡볶이, 붕어빵, 김밥도 있어요


맥주의 도시답게 칭다오 맥주가 빠질 수 없죠. 플라스틱 컵에 담아서 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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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와 어울리는 안주도 풍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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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큐는 기본이죠.꼬치도 술안주로 빠질 수 없죠.


대파에 곱창 말아서 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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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도 좋아하는 꿔바로우(탕수육 비슷한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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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과일천국이에요.


과일의 왕이라는 두리안도 흔하고 과일의 여왕이라는 망고스틴도 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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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이들이 빠지면 섭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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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양과점 느낌나는 달달이들..탕후루糖葫芦도 이렇게 다양한 버전으로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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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보면 호떡 같은 쇼좌아빙手抓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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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의 원조라고 웃기는 지아로빙夹肉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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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천국 칭다오에서 해물이 빠질 수 있나요. 우리나라 간장게장, 새우장 같은 절임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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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글지글 가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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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도 지글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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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 송송 모두부 毛豆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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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중국 살아도 적응할 수 없는 맛, 초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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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도 끓여서 팔아요. 한국 라면들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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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초밥이래요. 일본에 있는 초밥들이 알면 화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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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오리 감자도 있어요. 들고 있기도 버거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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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님도 보이네요. 본인사진 여기서 이렇게 쓰이고 있는 것 모르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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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한국 사람들에게 낯선 음식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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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리도 구워요. 누가 먹는지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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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단이라고 병아리가 부화하기 전 죽은 거래요. 보기 좀 그런데 먹는 사람이 있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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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들도 보글보글 끓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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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고기도 있어요.


1시간 정도 재밌게 구경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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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들은 떠나고 있지만 교포분들은 정착해서 잘 생활하고 있는 산둥성 칭다오 청양의 밤은 어느새 가을바람 선선히 불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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