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구채구 풍경구-불편한 밴프Banff

by 안나

1975년에 벌목꾼들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호수들과 울창한 산림을 발견해요.

장족 마을 아홉 군데가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구채구九寨沟


가기도 힘들고 가서도 힘든 곳이에요.

대부분 청두成都에서 황롱黄龙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거나 버스로 이동해요. 어떻게 가든지 힘들고 비용도 많이 들어요. 도착하면 고산 증세 나타나서 가슴 두근, 콩닥거려요. 사랑하는 사람하고 같이 가지 않아도 가슴이 뛰어요. 지금은 비아그라라는 고산병을 완화시켜 주는 약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에요.


구채구 풍경구는 입장객 수 제한이 있어서 사전에 입장권을 사야 해요.(2023년 8월 기준 일일 4만 명)

중국 사람들은 쉬워요. 신분증 번호로 웬만한 앱에서는 다 살 수 있어요. 씨트립携程 같은 슈퍼 여행 플랫폼에서도 외국인은 입장권을 살 수 없어요.


외국인이 중국 관광지 입장권 사는 방법은 위챗 미니프로그램小程序에서 가능해요.

검색에서 가고 싶거나 예약하고 싶은 박물관을 넣으면 해당 계정이 떠요. 팔로우 关注한 후 신분증 선택에서 여권을 선택할 수 있어서 외국인도 예매가 가능해요. 중국은 모든 입장권을 살 때 반드시 신분증을 요구하는 실명제를 하고 있어요. 금융실명제가 서럽다 할 정도의 엄격한 실명제를 실시해요.

덕분에 암표가 좀 줄었고 실제 수요자들이 표를 살 수 있는 긍정적인 면도 있어요. 저희 같은 외국인에게는 실명제 덕분에 암표나대량 표떼기(?)가 줄은 장점도 있지만 여권번호 입력을 지원하지 않는 플랫폼에서 표를 사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어요. 위챗 플랫폼을 이용해서 표를 사기 때문에 위챗페이가 되어야 하는 제한은 있어요.


구채구 풍경구 입구는 2017년 지진으로 새로 지었다고 하네요.

새로 지은 건물답게 디자인도 세련되고 조명도 예뻐요. 외국인들이 들어가는 게이트는 따로 있어요. 구채구를 바라보고 맨 왼쪽에 외국인들이 들어가는 게이트가 있으니까 줄 잘 보고 서야 해요. 역시 인생은 줄을 잘 서야 하나 봐요.

Weixin Image_20230824141925.jpg
Weixin Image_20230824141926.jpg

여권을 제시하고 입장권을 받아서 입장할 수 있어요.

풍경구 안에서 셔틀버스를 타요. 풍경구 안 면적이 약 70킬로 제곱미터라고 하네요. 걸을 수 있는 구간도 정해져 있어요. 저도 가기 전에 샤오홍수小红书에서 공부하고 계획 다 세워서 갔는데 막상 가니 헷갈려요.


입구에 가이드들이 많으니 가이드를 쓰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버스를 타고 장해로 먼저 가요. 가는 길 예쁜 에메랄드빛 호수와 짙은 녹색의 삼림이 끊임없이 창밖을 지나가요.


장해长海를 보니 드디어 구채구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여기 오려고 얼마를 준비하고 계획하고 자료 조사를 했는데.. 구채구의 물을 보고 나면 다른 물을 볼 필요가 없다는 말이 맞는지 확인하러 왔을까요. 수많은 영상과 사진에서 봤듯 구채구의 물을 정말로 깨끗해요. 물의 성분에 따라 색깔과 채도가 달라서 어느 곳에서 보는지에 따라서 다른 모습을 보여줘요.

Weixin Image_20230828103018.jpg 장해

긴 바다와 같다는 장해, 다섯 가지 색깔의 오채지, 오화해, 떨어지는 물방울이 진주알 같다는 진주탄폭포, 거울과 같다는 경해를 보고 점심 먹으러 갔어요.

Weixin Image_20230803081217.jpg 오채지
Weixin Image_20230824142005.jpg 거울같다는 경해
Weixin Image_20230824142009.jpg 서유기를 촬영했다는 진주탄폭포
Weixin Image_20230824142010.jpg

구채구는 와이자로 되어 있는 데 합류 지점에 식당, 상점을 모아놓은 복합센터가 있어요. 사람 많은 시간 피해서 점심을 먹으러 갔어요. 뷔페가 60위안인데요. 저는 먹을 것이 없었어요. 음식의 질, 종류 모두 부족했지만 다른 대안이 없어요. 마땅히 싸가지고 오기도 애매하고 먹을 곳이 없어서 계단이나 바닥에 앉아서 먹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식당을 이용해야 해요. 커피 파는 곳도 없네요. 맛없는 커피라도 한잔 마시고 싶은데요.

Weixin Image_20230824141955.jpg 쇼핑샌터
Weixin Image_20230824141958.jpg 뷔페식당
Weixin Image_20230824141959.jpg 식당 매표소

점심 식사 후 와이자 오른쪽의 맨 끝 부분에 있는 원시삼림을 봤어요. 생각보다 울창하거나 거대하지 않았어요. 시간 없으면 생략해도 되어요. 화살 같이 뾰족한 대나무잎으로 유명한 전해를 보고 수정구 쪽으로 가려는데 비가 쏟아지넨요. 한 곳만 더 보기로 하고 수정채를 봤어요.

Weixin Image_20230824141954.jpg 원시삼림

원래 구채구 안에 아홉 개 마을이 있었는데 지금은 세 개만 남았대요. 주민들 대부분은 관광업에 종사해요. 남아있는 마을 중 한 곳이 수정채예요. 모두 관광객을 위한 상점, 식당, 숙소를 하고 있어요. 여기저기 건물을 개조하는 공사판으로 어수선해요. 이런 공사에 들어가는 자본이 궁금해져서 어떻게 조달하는지 물어봤어요. 저는 당연히 대출을 받아서 하는 줄 알았는데 다 자기 돈이라고 하네요. 다 요우치앤더런有钱的人이라고 하네요. 비도 오고 풍경구 문 닫는 시간이 다가오니 마음이 급해서 마지막 포인트로 했던 절은 안 보고 나왔어요.

Weixin Image_20230824141929.jpg 수정채 마을 앞 백탑

풍경구 안 셔틀버스는 5시 반이면 운행이 끝나요. 여유 있게 보려면 구채구 풍경구 안에서 1박을 하는 게 나아요. 민박이 있어서 자는 게 가능해요. 시설은 좀 불편하겠지만 구채구를 하루 만에 보기 어려우니 다시 간다면 1박을 하고 싶어요. 구채구는 사계절이 다 아름답다고 해요. 봄은 꽃을 보고 여름에는 물을 보고 가을에는 단풍을 보고 겨울에는 눈을 볼 수 있대요. 다음 날 다시 올까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 입장료와 버스비로 280위안을 또 지불해야 하니 마음이 내키지 않네요.

Weixin Image_20230828092711.jpg

구채구를 하루 둘러본 제 느낌은 한마디로 불편한 밴프(Banff, 캐나다 국립공원)였어요.

캐나다 서부 록키산맥에 있는 밴프 국립공원을 가면 웬만한 곳이면 다 레이크고 밸리고 캐논이잖아요. 그 안에서 자기가 머물고 보고 싶은 곳에서 자유롭게 보고 즐길 수 있는데요. 구채구는 밴프와 비슷한 풍광을 가지고 있지만 그 이용은 제한적이고 강압적이에요. 정해진 코스와 시간에 맞춰서 사진만 찍고 움직여야 하는 패키지로 가지 않았어도 패키지 관광객처럼 봐야 해요.


중국이 국립공원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처음 겪어보는 것도 아닌데 이번에 구채구에서 유난히 불편함을 느꼈던 이유는 주인 없는 하늘과 물을 국립공원이라는 틀에 가둬 놓고 제한적 개방으로 돈벌이에만 치중한다는 것이에요. 중국의 논리는 우리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통제해야 한 다인 데요. 그 통제가 꼭 강제와 불편이어야 할까요.

오랜 시간 동안 가고 싶었고 힘들게 갔다 왔지만 아름다운 구채구의 물, 나무, 산은 지나친 통제에 가려 제대로 보고 느낄 수 없었어요.


준비물

비가 수시로 와요. 햇볕도 강해요. 우산, 우비, 모자, 버프, 손수건. 선크림, 선글라스

바닥이 생각보다 미끄러운 곳이 많아요. 트레킹화까지는 필요 없지만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 필수

생수, 간식 넉넉히(견과, 요구르트, 바나나, 삶은 계란, 전 안 먹지만 육포나 초코바도 괜찮아요.)

8시간 정도 풍경구에서 있어야 하니 체력도 있어야 해요.

걸쳐 입을 수 있는 옷


주의

풍경구 안에서 사람들하고 몸 부딪히지 않으려면 일반 버스 말고 꼭 VIP 버스 타세요.

일반 버스 타면 사람 너무 많아서 힘들어요.


아쉬운 점

일정 여유 있게 가서 구채구 풍경구 안에서 1박 하시면서 보시길 추천드려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렌터카로 구채구九寨沟 갔다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