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南省 海花岛
2009년, 헝다그룹은 북위 18도에 있는 섬, 서북부 해안(우리나라 제주도로 치면 한림해수욕장 위치 정도)에 막대한 토사를 부었어요. 축구장 1,100개 넓이에 해당하는 면적의 인공섬이 생겨났어요. 야자수 모양으로 유명한 두바이 팜주메이라보다 1.5배 더 큰 해화도라는 시멘트꽃이 바다 위에 피었어요.
모란꽃 모양을 형상화했는데 누구는 해파리 같이 보인다고 해요.
인공섬 3개 위에 고층아파트, 별장, 국제회의장, 호텔, 세계에서 제일 큰 면세점까지 휴양과 쇼핑을 위한 파라다이스를 만들겠다는 헝다의 계획은 경치침체와 유동성 위기로 피지도 못하고 지게 생겼어요
선분양으로 조성한 투자금으로 공사를 진행했어요.
해화도가 있는 단저우 儋州에 하이커우, 산야에 이은 세 번째 공항을 만들려고 했던 하이난 항공은 지금 제 앞가림도 힘든 상태이고요. 해화도는 지금 60% 정도 완공된 상태라고 하네요. 분양한 아파트들은 입주를 안 해 비어 있고 전 세계에게 제일 큰 면세점은 겉모습만 있어요. 아울렛도 비어 있는 상가가 더 많아요. 3개의 섬 중, 1호섬이 그나마 공사를 마쳤어요. 활성화되어요. 헝다 자금난 해소를 위해서 완공된 건물을 매각해야 하는데 지금 중국 경기 상 받아줄 만한 곳이 드물어요.
상하이에서 하이코우까지는 1,700km예요.
비행시간은 약 2시간 반 정도, 산야에 비해 비행기 요금, 숙소 요금이 저렴해요. 하이난섬은 산야가 유명하지만 실제 성도省会는 하이커우예요. 선수들은 산야가 아닌 하이커우에 가서 논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 있어요. 베이징에 있는 지인이 곧 귀임이라 이별여행을 하기로 했어요. 각자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출발해 금요일 밤에 갔다가 일요일 밤에 오는 일정으로 갔어요.
단일호텔로 객실 5,000개가 넘는다는 캐슬호텔과 쌍둥이빌딩으로 멋지게 지은 힐튼호텔이 있어요.
힐튼호텔은 스타타워星塔 쪽만 영업하고 있어요. 맞은편에 문타워月塔는 아직 영업 안 해요. 아직은 그만큼 투숙객이 없다는 이야기예요. 캐슬호텔도 패키지고객으로 근근이 연명하고 있어요.
겨울이라 워터파크는 문을 안 열었어요.
낮에는 30도가 넘어가는 데 겨울이라고 하네요. 해양수족관, 온천은 하고 있어요. 168위안 주고 해양수조관을 갔어요. 4D 만화영화관도 있고 시간에 맞춰 각종 쇼를 보여줘요. 제일 인상 깊은 것은 벨루가였어요. 러시아에서 모셔온 백고래.. 몸 값은 한국 돈으로 50억 원 정도 한대요. 저보다 비싸요.
벨루가를 처음 봤어요. 같이 갔던 지인이 우리나라 롯데월드에도 있다고 하네요. 캐비어 중에서도 벨루가캐비어를 최고로 친다고 하네요. 수족관도 있고 동물들이 연기하는 쇼도 해요. 이것저것 많이 만들어 놨지만 좀 어수선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전체 둘러보는 데 2~3시간 정도 걸려요.
저녁 8시와 9시에 레이저쇼를 해요.
8시에는 해화도에 있는 건물 중, 힡튼호텔 쌍둥이 건물과 그 사이에 있는 관광탑을 배경으로 레이저로 다양한 문양을 보여줘요. 저녁 9시에 웨딩가든 婚礼庄园에서 건물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빛 잔치를 해요. 이런 공연은 중국이 정말 잘해요. 뭐든지 풍부한 자원을 이용해서 화려한 대규모 공연해요.
미식가에는 한식당도 있어요.
일본, 이탈리아 등 여러 식당들이 있지만 썰렁한 느낌 들어요. 현재 하이난는 무비자예요. 우리나라에서 부산-산야가 전세기로 취항 중이고 단체패키지로 온다고 해요. 곳곳에 한국관광객들 있어요. 골프패키지로도 온 사람들을 봤어요. 코로나가 끝나고 중국으로 온 한국 관광객들을 보면 신기해요. 아직 우리 마음에 미운 감정이 남아 있는데 그래도 중국에 와 주시니 감사해요.
하이난은 섬 전체가 공사판이에요.
하긴 중국에서 공사판 아닌 곳 없지만 하이난은 더 그래요. 곳곳마다 아파트들이 어머어마하게 들어서요. 하얼빈을 포함한 동부사람들은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동북 지역 추위를 위해 겨울에 하이난에 머무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러시아 사람들도 하이난으로 추위피난 많이 와요. 겨울이라고 해도 평균기온 20도가 넘고 공기가 좋아 휴양지로 사랑받아요. 베이징에 사는 사람들 중에서도 하이난에 세컨드하우스 사놓은 사람들 많아요. 공급을 너무 많이 했어요. 많아지니 귀한 줄 모르죠. 하이난 전체에 아파트 공급은 차고 넘쳐요. 하이커우에서 해화도까지 가는 길에 빈 아파트와 중단된 건설현장을 볼 수 있었어요.
하이난은 면세 지역이에요.
시내에도 면세점이 있고 공항에도 면세점과 시내 면세점에서 구입한 물건을 픽업하는 곳이 따로 있어요. 샤넬, 루이뷔통, 에르메스 등 최상위 하이엔드 브랜드는 없어요. 중국 국내에서도 면세품 구입이 가능해 예전처럼 우리나라에 와서 요우커들이 면세점 싹 쓸고 가는 일은 없을 거예요.
하이난 전체가 쇼핑을 강요해요.
어딜 가나 면세점, 아울렛이 넘쳐요. 공항 도착 해 짐 찾는 곳에서조차 면세쇼핑을 하라고 해요. 언제부터 이렇게 중국이 면세에 관대했는지.. 어떻게든 내수를 끌어올려야 하는 것은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수출주도형 경제가 안고 있는 숙제죠. 아울렛이 많이 있지만 그곳에서 파는 물건들 진위도 불분명하고 가격도 정상매장 가격과 큰 차이가 없어 대부분 그냥 눈으로 구경해요. 중국 아울렛에서 제대로 된 아울렛 제품을 만나기 힘들어요.
코로나가 없었으면, 미중갈등이 없었으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없었으면 바다 위에 핀 시멘트꽃,해화도는 제대로 피었을까요?
지금 세계 정치 경제 상황과 중국 국내 상황을 봤을 때 이 거대한 시멘트 꽃은 다 피지도 못하고 바닷속으로 가라앉을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