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30일 토요일
4월의 마지막 날이에요. 4월 1일만 해도 4월의 마지막 날까지 상해 봉쇄가 이어질 줄 몰랐어요.
오늘부터 중국 노동절 연휴 시작이에요. 5월 1일부터 3일까지 국가 법정 공휴일인데 지난주 4월 24일 일요일과 5월 7일 토요일은 대체 근무일로 해서 휴무일 이틀을 더 확보하고 주말을 붙여서 4월 30일부터 5월 4일까지라는 어거지 연휴를 만들어 낸 거죠.
외국에서 보면 중국이 춘절이나 국경절에 7일씩 쉬니까 많이 쉬는 것처럼 보이지만 국가 법정 공휴일은 3일이고요. 대체 근무일 2일 붙이고 주말 2일 붙여서 7일 연휴이니까 사실상 휴일은 3일이에요.
그래서 어떤 해에 주 5일 근무에 대체 근무일 2일 붙어서 주 7일 근무하는 적도 있어요. 지금까지 주 7일 연속 근무를 3번 해봤는데요. 하나님께서 인간을 만들고 제7일 째에는 쉬라고 하셨는지 저절로 알게 되어요.
2020년 코비드 19 발생 이후로 노동절 연휴를 제대로 보내 본 적이 없어요. 북경에 있을 때는 북경 안에 갇혀 있었고 상해 오니까 아예 집에 갇혀 있네요. 오늘로 상해 시가 사회면 제로 코로나 달성했다는 수치를 공개합니다. 사회면 제로 코로나(社会面 清零) 는 상해 시에서 만들어 낸 새로운 개념인데요. 확진자가 나오면 격리 시설로 보내거나 상해 시가 아닌 주변 도시로 보내요.그럼 상해 시는 제로 코로나가 되는 거죠.격리 시설은 사회가 아니니까요. 이 신기하고 편리한 논리로 오늘 제로 코로나를 달성했다고 하네요. 어떻게 해서든 제로 코로나를 만들어 내는 상해 시의 피눈물 나는 노력에 사람들은 숫자 마사지를 하든 경락 마사지를 하든 맘대로 만지시고요.봉쇄만 풀어달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각 행정 구역 단위 별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출입구를 만들어요. 행정 구역 단위 별로 이동을 통제하겠다는데요. 고등학교까지야 보통 행정 구역 안에 있는 경우가 많지만 대학이나 직장이 자기 행정 구역 안에 있는 사람은 거의 없죠. 행정 구역 단위 별로 봉쇄를 풀 확률이 있다고 하지만 의미 없는 봉쇄 해제가 될 수 있겠네요. 저만 해도 아파트가 있는 행정 구역과 직장이 있는 행정 구역이 다르거든요. 봉쇄가 풀려도 출근을 할 수 없게 되는 거죠. 대부분의 직장과 직장인들이 같은 상황이 되겠죠.직장이 있는 지역이 풀려도 직원들이 출근을 할 수 없게 되고 직원들이 있는 지역이 풀려도 직장으로 갈 수 없게 되는 거죠.
2022년에 오작교 놀이하게 생겼어요
19 번째 핵산 검사하러 오전에 나갔다 왔어요.아파트 안에 이런 전광판이 있어요. 정부의 일방적인 구호나 영상을 내보내는데요. 이제 `上海加油(상해 힘내세요 )`라는 말만 보면 비행기 12시간 타도 안 하는 멀미가 날 것 같아요.
냉장실에 페리에가 한병 남아있어요
제가 마시는 음료가 물, 차 ,커피, 그리고 소다수 이렇게 4종류인데요. 소다수를 좋아해서 소다 스트림도 집에 있는데 봉쇄 시작에 맞춰서 탄산가스가 똑 떨어지는 절묘한 타이밍
시간의 신 크로노스는 저를 미워하시나 봐요.
운동하고 나서 소다수 한잔 하는 게 제 즐거움인데요.. 매일 냉장고 문 열면서 한 병 남은 페리에를 눈으로 마셨어요. 한병 남은 페리에를 마셔 버리면 허무할 것 같아서 끝까지 버텼어요 .페리에 한 상자 구하면 그때 소다수 플렉스 하리라.징동에도 시켜놓고 타오바오도 시켜놓고 메이투안에서도 시켜놓고 어디에서라도 좋으니 배달해주기 바라면서 중복 구매 걸어놨어요.
그동안 여러 방면으로 노력해서 드디어 오늘 페리에 한 상자를 받았습니다. 가격은 한국 돈으로 33,000원 정도예요. 한 병에 1,400원 정도 하네요.드디어 저도 이제 소다수를 맘 놓고 마실 수 있게 되었어요.
기념으로 바카디 조금 얻어서 모히또 한잔 만들었어요.
저희 아파트 라인 주민들이 이제 제가 안나라는 것을 알아요.
안나는 제 영어 이름이에요.
아파트 1층에 놓인 페리에 상자를 본 아파트 주민이
`안나야, 네가 시킨 맥주 박스가 1층에 놓여 있으니까 빨리 가지고 올라가라`고 제게 문자 했다는 것은 안 비밀이에요.
상자에 있는 페리에 병 사진을 보고 맥주인줄 알았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