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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 Jul 26. 2024

없던 병도 생길 것 같은 중국 병원에서 신체검사 받기

뜻밖의 칭찬 

2024년 7월 20일 



중국 의료 환경에 대해 제가 여러 번 열변을 토했어요. 

없던 병도 생긴다고요. 엑스레이 필름을 환자가 들고 다니고 환자차트도 본인이 가지고 다니고.. 병원 가면 60년대 영화 찍고 싶으면 여기 오라고 장소 섭외하러 다니고 싶어요 


좋은 병원은 정말 좋아요. 

재벌 부럽지 않은 검진도 가능해요. 접수비만 10만 원 정도, 식중독 정도면 80만 원, 중이염 치료면 200만 원, 자연분만이면 천만 원, 제왕절개 수술이면 3천~5천만 원 정도 나오는 병원(허무지아 和睦家 지아후이 嘉惠)에 가면 한국어 통역 가능한 코디네이터 안내받을 수 있어요. 


이런 병원은 회사에서 모든 비용을 다 대주는 대기업 주재원이나 풀커버리지 보험 들면 가능해요. 저같이 중국에서 의료보험 내는 사람들은 얼씬도 못하는 시그니엘 타워급 병원이고요. 안나같이 오두막 사는 사람들은 건강병원 적용되는 병원 가야 해요. 그런 병원 가면 없던 병도 생기죠. 


중국도 한국처럼 직원신체검사가 있어요. 

지금까지 받으라도 해도 한국에서 받으니까 안 받아도 된다고 요리조리 피했어요. 베이징에 있을 때는 한 번도 안 받았는데 상하이에 와서 이번에 처음 받았어요 상하이는 베이징보다 혹시 환경이 낫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와 신체검사 항목이 다양해지고 좋아졌어요. 

지난 토요일, 가만히 있어도 하루에 만두 100통씩 쪄주는 상하이의 텁텁한 습기 속에서 아이캉爱康이라는 건강검진센터로 갔어요. 우리나라 치면 KMI 같은 곳이에요. 번호표를 받아 접수를 할 때까지 혹시 괜찮을지 않을까 하는 제 얄팍한 기대감은 검진 시작하며 바로 내동댕이쳐졌어요. 

한국에서 일 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받고 있는데 굳이 왜 여기 와서 왜 검사를 받고 있고 있을까 하는 몽글몽글한 회의감에 흐느적거리던 저는 채혈검장을 보고 급속도로 후회했어요 

공장형 채혈이 끝난 후 어지러워하는 제 모습에 직원이 오더니 저를 VIP 진료 쪽으로 옮겨겨주네요. 중국은 자본주의 끝판이에요. VIP 쪽으로 가니 인테리어부터 다르네요. 우리나라도 VIP검진 따로 있지만 이 정도로 차이가 심하진 않거든요. 

여러 검진을 받았는데 한국하고 다른 것은 의사가 직접 하는 부분이 많아요. 

한국은 간호사분이 모든 세팅을 거의 다 하고 의사 분이 마지막에 하는 데 중국은 간호사 없이 의사가 직접 하는 부분이 많아요. 초음파도 의사가 직접 해요. 한국은 건강검진센터에서 초음파는 의사가 직접 하는 경우가 드문데 여기 의사가(한국보다 의사 인건비가 싸요) 직접 하네요. 


촉진을 한다는 것도 달라요. 우리나라 건강검진보다 직접 몸을 만지는 촉진이 많아요. 강바오 님이 바오들 건강 체크할 때 여기저기 만지면서 체크하는 모습을 많이 봤는데 제가 그렇게 촉진을 받을 줄 몰랐어요. 여기저기 꾹꾹 누르고 만지면서 촉진을 하네요. 촉진은 싫은데요. 중국식 건강검진을 15년 만에 체험하네요. 


심전도, 동맥경화, 내과 청진기 검진을 할 때 제게 공통으로 한 말이 운동하냐는 거예요. 보통 사람은 이렇게 수치가 안 나온다고요. 골밀도 검사 때, 자기는 이런 수치 첨 본다고 하네요. 갑자기 제게 쏟아진 이 칭찬들은 뭐죠. 

제가 휴식기 평균 심박수가 60이 안되고 낮을 때 40 정도이거든요. 신티아오心跳가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는 칭찬에 안나둥절, 한국에서 건강검진할 때는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는데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 심박수가 좋은 지, 중국 사람들이 나쁜 건지. 


검진 끝나고 아침 식사도 줘요. 사진만 찍고 그냥 가려는 제게 바나나하고 계란이라도 가져가라는 따뜻한 말에 바나나하고 계란을 받아왔어요

건강검진결과는 IT강국 중국답게 앱에서 보라네요. 

왜 받았는지 후회 가득한 중국건강검진에서 평소에 꼬물꼬물 운동했던 결과를 칭찬받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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