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의 교과서, 바이블
<몸은 기억한다>
베셀 반 데어 콜크 지음, 제효영 옮김. 김현수 감수
출판사는 을유, 총 680쪽, 책 값은 24,000원, 2016년 출간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보다 트라우마를 치료해야 하는 의사, 상담사를 위한 책
일반인보다 전문가를 위한 책
50년 이상 트라우마를 연구해 온 의학박사가 쓴 책이에요. 오랜 시간 트라우마라는 단어조차 없을 때부터 연구를 해왔어요. 트라우마를 치료하고 연구해 온 긴 시간의 노력과 노고,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져요. 중간중간 연구 과정, 결과를 설명하는데 사진, 도표가 부족해 이해하기 쉬운 책은 아니에요. 읽기에 어렵다, 지루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술술 넘어가지 않아요. 트라우마가 뭔지 알겠어,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거지. 트라우마 치료에 대한 내용은 5장에서야 나와요. 여기에 나온 치료법에 큰 공감이 가지 않는 것은 의학지식이 부족해서일까요. 치료법에 대해 일반인들이 정보나 도움을 받기는 어렵네요.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가혹한 학대, 전쟁, 폭력에 대한 수많은 사례에 놀래요. 세상에는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참혹하고 끔찍한 일이 많다는 것을 느껴요. 피해자를 치료하기 위한 콜크박사를 비롯한 여러 의료진들의 연구, 노력에 공감과 감동을 느낄 수 있어요.
각 장마다 인용문을 넣어 내용에 대한 이해와 주제에 대한 주목도를 높인 편집은 좋아요.
여백이 다른 책 보다 한 페이지에 평균 25줄 이상 들어가 내용이 다른 책 보다 많아요. 읽기 편한 편집은 아니에요.
이 책을 읽으며 로르샤흐 검사 Rorschach Test가 뭔지 처음 알게 되었어요. 그동안 잉크를 데칼코마니처럼 양쪽에 묻혀 나타난 문양을 많이 봤는데 그게 심리테스트할 때 쓰이는 로르샤흐 검사지였다는 것을 몰랐어요. 브로드만 영역 19는 뇌에 이미지가 처음 들어오는 순간 그 이미지를 인지하는 시각 피질 영역, 이인증(Depersonalization 자신을 낯설어하거나 타인으로 인식하면 자신을 분리해 인식)에 대해 새로 알게 되었어요.
229쪽 위스턴 휴 오든 Wystan Hugh Auden 시인의 <이중 인간>이라는 시가 나와요. 시 표현이 좋아 위스턴 휴 오든 시인에 대해 따로 자료 조사해 봤어요. 책을 읽으면 새로운 단어와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이 좋아요.
578쪽 노래하는 혁명에 대해 나와요. 저는 발트 3국을 여행해 <발트의 길>을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모두가 함께 할 때, 어떤 힘을 가지는 지에 대해나 사례로 나와 흥미 있게 읽었어요.
목차
1부 트라우마의 재발견
1장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이 알게 해 준 교훈
2장 마음과 뇌의 이해, 그 혁신적 변화
3장 뇌 속을 들여다보다: 신경과학의 혁명
2부 트라우마 상태의 뇌
4장 필사적인 도주: 생존의 해부 -911 테러
5장 신체와 뇌의 유대
6장 몸을 잃으면 자기 self를 잃는다
3부 아이들의 마음
7장 애착과 조율:동일한 파장을 일으키다
8장 관계의 덫:학대와 방임의 대가
9장 사랑과는 거리가 먼
10장 발달 과정의 트라우마: 숨겨진 유행병
4부 트라우마의 흔적
11장 비밀의 발견:트라우마 기억의 문제점
12장 참을 수 없는 기억의 무거움
5부 회복으로 가는 길
13장 트라우마로부터의 회복: 트라우마 치유
14장 언어, 기적이자 고통
15장 과거를 떠나보내는 방법: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요법 EMDR
16장 내 몸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다:요가
17장 조각 맞추기:나를 리드하는 기술
18장 틈새 메우기: 새로운 구조 만들기
19장 뇌 회로의 재연결:뉴로피드백
20장 잃어버린 목소리 찾기:공동체의 리듬, 연극치료
핵심 문장이라면
163쪽 몸에는 비극적인 경험의 흔적이 남는다. 트라우마의 기억이 내장 감각으로, 가슴을 찢고 속을 뒤틀리게 하는 감정으로 자가 면역 문제와 골격계, 근육계 건강 이상으로 암호화되어 남는다.
191쪽 트라우마는 이 모든 것을 뿌옇고 흐릿하게 만들 수 있다.
481쪽 트라우마에서 회복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과거 기억들을 현재 벌어진 일처럼 느끼며 제압되지 않고 그 기억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네요.
긴 시간, 트라우마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진심으로 연구한 베셀 반 데어 콜크 박사님에게 존경과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