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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그루 나무에 꽃은 필까? 상하이 티앤안티앤수

上海 天安天树

by 안나

고 이건희 회장은 천재 한 명이 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했다. 그 말은 바르셀로나에서는 틀렸다. 죽은 가우디 혼자 바르셀로나 시민을 먹여 살린다. 인구 170만 명 조금 넘는 면적 100 k㎡(서울 용산구와 마포구를 합친 면적과 비슷) 바르셀로나에 방문하는 관광객이, 1600만 명이 넘는다. 오로지 성심당 빵을 사기 위해 대전에 가듯, 가우디가 남긴 건축을 보기 위해 해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바르셀로나를 간다. 바르셀로나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은 우선 가우디 건축투어를 하고 남는 시간에 바르셀로나 다른 곳을 여행한다. 이토록 전 세계 사람들을 스스로 바르셀로나까지 오게 하는 것은 천재 건축가 가우디다.


상하이에도 가우디가 있다. 상하이 가우디라고 불리는 라슬로 후데츠Laszlo Hudec이다.

(1893년 생, 옛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베스테르체버너 현 슬로바키아 출생)


상하이에 오는 모든 사람이 방문하며 가장 오래된 아파트이며 모든 인플루언서들이 방송을 찍고 인생샷 찍는 사람들로 교통경찰이 상주하며 지키는 우캉맨션과 상하이에서 방문해야 할 최고의 빌라로 꼽히는 순커빌라를 설계했다.

우캉맨션,쑨커별장.jpg

중국 사람은 아니지만 1915년부터 1945년까지 신고전주의, 아르데코, 모더니즘 증 다양한 장식과 특유의 디자인으로 하이파 海派(상하이 근대 문화)를 상징하는 파크호텔, 우캉맨션, 그랜드시어터, 우빌라 등 100개가 넘는 건축물을 남겼다. 유럽과 미국 건축 양식을 상하이 특성과 지역에 맞게 잘 조화시킨 후데츠 건축물은 상하이 상징이 되었다.

오늘날 상하이 곳곳에 남아있는 후데츠가 남긴 멋진 상하이 근대 건축물을 찾아보는 건축 투어 프로그램이 있다.


건축가 한 명이 도시를 바꿀 수 있다. 건축물을 잘 보존하고 활용하는 상하이는 또 하나의 천재를 데려왔다.

21세기, 살아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차라 불리는 토마스 헤더윅이다. (1970년, 영국 런던 출생) 2010년 상하이 엑스포에 영국 전시관, 씨앗 대성당으로 당시 박람회에서 제일 인기 있는 전시관으로 사랑과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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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탄 BFC에 푸싱예술관 复兴艺术中心 외벽을 세 겹의 움직이는 커튼벽으로 만들어 음악에 맞춰 커튼벽이 움직이는 아름다운 건물로 상하이 와이탄에서 최고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금색 커튼벽이 움직이는 시간에 맞춰 사람들은 저마다 카메라를 들고 그 앞에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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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쑤저우허에 천 개의 나무라는 1,000 trees라는 아름다운 쇼핑몰을 만들었다. 바빌론 공중정원을 모티브로 한 거대한 신전 같은 특이하고 아름다운 티앤안티앤수天安天树는 맞은편 아파트 값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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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웨스트번드 재개발프로젝트로 오르빗 Orbit 西岸游心을 만들었다. 건물이 아니라 부드러운 크림케이크 같은 외형으로 현대 건축 기술 끝판을 보여주며 웨스트번드에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 값을 끌어올릴 거라는 농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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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는 이렇게 아름다운 건축물을 만들고 활용하는 데 진심이지만 2021년 문을 연 티앤안티앤수는 상하이 봉쇄로 소위 오픈 빨을 놓치며 활성화되지 못해 공실율이 절반이 넘는다. 아름다운 공중 정원 같지만 동양인 눈으로 볼 때, 무덤이나 비석 같다는 평도 존재한다.


건물은 아름답고 새롭지만 그 안의 시설과 상점은 그저 그렇다. 웨스트번드의 랜드마크, 오르빗도 활용 빈도가 아직 높지 못해 아름다운 외관 주위에 쓸쓸함이 감돈다. 최근 티앤안티앤수 2기 공사가 끝났다. 호텔과 사무실로 사용할 예정이다. 1기 건물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있는데 같은 규모의 건물이 또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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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오게 할 수도 있고 떠나게 할 수도 있는 것 중 하나가 도시에 어떤 건축물이 있느냐이다. 상하이 가우디라 불리는 후데츠의 건축물, 살아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불리는 토마스 헤더윅의 멋진 건축물을 가지고 있는 상하이는 소비진작을 위해 한국을 포함해 중국 개방 이래 한 번도 느슨해져 본 적 없는 비자를 없애며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상하이 시민들에게 돈 쓰라고 거의 매주마다 소비쿠폰을 뿌리고 있다. 살아있는 천재, 토마스 헤더윅과 상하이가 야심 차게 만든 아름다운 나무, 티앤안티앤수는 수많은 사람들을 상하이로 오게 할 수 있는 분명한 랜드마크지만


천 그루의 나무에 과연 소비심리회복과 경제활성화라는 꽃은 필 수 있을까? 핀다면 언제 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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