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69일 차-상해 사람들만 모른다는 봉쇄 완화

by 안나

2022년 5월 25일 수요일


30 번째 핵산 검사

오늘 아침은 6시 반부터 핵산 검사해야 한다고 하네요.

핵산 검사하러 오는 의료진의 일정에 맞춰서 하기 때문에 오전에 할 때도 있고 오후에 할 때도 있고 밤중에 할 때도 있어요. 시도 때도 없는 핵검에 출근할 때보다도 일찍 일어났네요.


5월 25일부터 상해 택시 예약 서비스가 시작되었어요. 목적지는 병원 기차역 공항만 가능해요.

아파트에서 외출 허가받아야 하고 기차역이나 공항을 가려면 티켓 같은 증명이 있어야 해요

물 샐 틈 없이 촘촘한 사생활 통제예요.

개인이 병원 가고 기차, 비행기 타려고 해도 아파트에서 허가받아야 해요.


6월 1일부터 쇼핑몰을 정상 운영한다고 하네요.

사람들은 풀어준다는 소리는 없고 쇼핑몰만 여는 계획을 발표하네요.

대중교통 재개나 쇼핑몰 재개장은 상해 시민을 위한 게 아니라 상해 아닌 곳에 보여주기 위한 계획이라는 소리가 있어요.

아파트 밖도 못 나가는 데 대중교통과 쇼핑몰의 재개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다들 상해 사람들만 모르는 상해의 봉쇄 완화라고 하네요.


핸드 블렌더가 망가졌어요.

모터는 괜찮았는데 연결 부위가 부서지면서 사용 중에 타는 냄새가 나면서 멈추었어요.

제 심장도 같이 멈추는 줄..

재 장난감이 고장 났어요.

지금 뭘 구한다는 게 아직 어렵거든요.


징동님( 중국 제2의 온라인 플랫폼)에게 공손히 물어봅니다.


저 여기 상해인데요 핸드 블렌더 주문해도 되나요?

징동님: 응 안 돼


대차게 차였습니다.

지인의 주소로 바꿔 다시 물어봅니다


저 여기 상해 아닌데요 핸드 블렌더 주문해도 되나요?

징동님: 응 돼


이게 상해 사람들만 모르는 상해의 봉쇄 완화라는 현실이에요



뿜어져 나오는 배신감을 누르면서 상해 위성 도시에 계시는 지인 분의 주소로 핸드 블렌더를 주문합니다

어차피 주문하는 김에 거품기도 하나 주문했어요.

지인 분께서 핸드 블렌더와 거품기를 대신 받아서 또 트럭 타고 오토바이 타고 뺑뻉이 물류로 보내주셨어요. 박스에 빈자리 있으면 안 된다고 제게 필요한 것 같은 물품도 챙겨서 같이 보내주셨어요.

천사는 하늘에 계신 줄 알았는데 제 옆에도 계시네요.

어제 4시간 외출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본모습이에요. 딩동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의 배달을 하는 기사님의 모습이에요. 이렇게 주렁주렁 배달할 물건을 달고 가요.

상해 봉쇄 대란에 승자는 딩동叮咚이라는 어플과 콰이투안투안快团团이라는 미니 프로그램이에요.

허마盒马 메이투안美团 으러머饿了么 같은 기존 어플들이 무기력하게 아무것도 못하고 있을 때

딩동은 어떻게든 배달했어요.

딩동에서 물건 시키기 너무 어려워서 딩동 고시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고 격리 생활 중에서도 사람들은 6시에 일어나게 했어요.

6시부터 주문받는 데 광클해야해요.

저도 한 손가락 하는데 2번 성공했어요.

딩동을 통해서 식자재와 물건을 그나마 구할 수 있었어요.


콰이투안투안은 공구 프로그램이에요.

한 아파트 안에서 특정품목을 단체로 구입하면 배달해주는 프로그램인데요.

공구장(방장)이 공구 품목을 프로그램에 올리면 사람들이 신청해서 일정 인원이 되면 공구가 성사되어요.

이 공구가 사람들을 먹여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물론 공구장은 공구 과정을 진행하는 수고를 하지만 그에 맞는 수수료를 받죠.


항상 위기가 기회라고 하죠.

두 달도 넘는 봉쇄 속에서 돈 버는 사람은 따로 있어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는데

이 와중에서 성장한 플랫폼이 있네요.


아파트 안을 산책하면 비행기가 하강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4월 초 봉쇄 초기보다 비행기를 볼 수 있는 횟수가 늘어났어요.


여긴 공항에서 가까워요.

중국에서는 공항에서 가까운 곳에 한인촌이 형성되거든요.

북경의 경우

왕징望京에 한인촌이 형성될 수 있었던 이유는 수도공항에서 17Km 떨어져 있었던 것이 하나의 이유였고

상해는 홍첸루虹泉路 한인촌 역시 공항에서 10Km 정도 떨어져 있어요.


아는 분이 비행기 모는데 주로 카고 모세요.

오늘은 유럽 노선 스케줄 나왔다 해서 저 트렁크에 넣어서 화물칸에 실어 주세요 했더니

이번에 팍스(여객기)야

역시 지인 찬스도 아무 때나 쓰는 게 아닌가 봐요.

이렇게 쓸데없는 농담 하면서 하루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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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언제 지인이 모는 국제선 비행기에 승객으로 탈 날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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