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 영사관에 가서 새 여권을 받았어요. 여권 수령 후 10일 안에 구 여권에 있는 비자를 새 여권으로 옮겨야 해요. 지난주에 새 여권에 비자 신청하고 오늘 여권을 받았습니다.
이제 구 여권 대신 새 여권을 가지고 다니면 됩니다. 그동안 10년 동안 수고한 여권에게 고맙다고 하려고 여권표지를 여니 이 말이 눈에 들어옵니다.
대한민국 국민인 이 여권소지인이 아무 지장 없이 통행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시고 필요한 모든 편의 및 보호를 베풀어 주실 것을 관계자 여러분께 요청합니다.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
헨리 패스포트 지수에서 여권 파워 2위라는 우리나라 여권은 이제 중국마저 무비자가 되며 전 세계 어느 나라든지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1883년,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후 사절단, 유학생에게 여행 허가문, 통행증 성격으로 발행하던 여권은 일제 강점 시대에는 일본이 발행권을 가지며 국적이 일본으로 표시되었다고 하네요.
광복이 없었으면 나라가 없었으면 지금 여권 파워 2위의 여권을 오늘 제가 받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한국은 휴무이지만 중국은 정상근무일이고, 별다른 행사도 기림도 없이 보내는 평범한 하루이지만 국적 일본, 발행자가 일본 관방대신이 아닌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이 발행한 새 여권을 받아 든 오늘, 조용히 광복 80주년을 혼자 기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