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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루이뷔통 팝업스토어 루이호 내부 탐방기

by 안나


루이호 내부 예약을 위해 매일 위챗 My LV에 들어가서 봤어요. 위챗 미니프로그램에 들어갈 때마다 루이뷔통 창립자 얼굴 사진이 나와요. 제 고조할아버지 얼굴은 한 번도 못 봤는데, 남의 고조할아버지 얼굴을 매일 보게 되더라고요. 제가 갈 수 있었던 시간은 밤 9시, 평일이라 퇴근하고 바로 달려가 얼른 예약했어요. 예약은 오전부터 저녁까지 열리지만 인기 시간대는 금세 마감되니 저녁 늦은 시간이 오히려 편할 때가 많습니다. 시간 딱 맞춰 갔는데 앞뒤로 10분 정도는 여유 있게 받아주더라고요.


루이호(路易号)는 실제 배가 아니라 황푸강에 정박해 있는 거대한 전시 보트예요. 루이뷔통 170주년을 기념해 만든 글로벌 투어 전시 공간으로, 파리·홍콩·싱가포르 등을 거쳐 상하이에 왔습니다. 저는 기존에 어떤 건물이 있었는지 알아서 감흥이 덜한데 외관부터 선박 모양이라 처음 보는 사람은 “진짜 배인가?” 하고 놀라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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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큐알코드 보여주고 들어가요.


이 예약큐알코드 하나 얻으려고 어찌나 노력했던지..멋진 미남 직원이 웃으며 맞아줍니다. 저를 보고 웃은 건 아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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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루이뷔통의 시작을 알리는 내용으로, 창립 당시 사진과 초창기 역사를 보여줘요. 연두색 물결치는 듯한 스테인드글라스 벽에 뒤에서 조명을 넣어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각 섹션마다 검은 커튼을 쳐서 해당 전시에만 집중할 수 있게 했는데, 이게 단순히 장치가 아니라 “제품 하나하나를 예술작품처럼 보라”는 의도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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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을 걷자 나타나는 건 거울 효과를 이용한 트렁크 터널. 바닥에 거울을 설치해 발을 디디면 빠질 것 같은 착시효과를 느끼게 합니다. 저는 이 공간이 제일 좋았어요. 기존 전시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형태라 인생샷 찍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요.왕홍 언니들 어찌나 열심히 멋진 포즈와 화려한 옷 입고 사진 찍던지.. 백팩 메고 간 저는 기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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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의 시작은 역시 트렁크죠. 초창기 사진과 함께 다양한 트렁크가 전시되어 있는데, 비행기·배·랜턴 모양, 책상 트렁크, 간이침대 트렁크까지 정말 기발했습니다. 지금도 판매되는 제품이 있고, 해마다 새롭게 해석된 트렁크가 나온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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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시티북과 여행 관련 책자도 전시되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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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jpg 타자기 트렁크도 있었네요
16.jpg 루이뷔통이 펴낸 책들


향수도 있어요.

마치 마법사의 마술약 만드는 것 같은 장치가 흥미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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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 공간에는 실제 장인들이 파견돼 바느질을 선보입니다. 제품을 만드는 데 쓰이는 도구와 재료도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었어요. 기계를 이용한 내구성 테스트도 직접 보여줘서 “이래서 오래 쓰는구나” 하며 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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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코너에서는 축구공 모양 백, 골프백, 운동화, 트로피 보관함도 있었는데, 특히 지난 해 파리올림픽 성화보관함, 메달케이스 같은 올림픽 공식 제품이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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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대형 스크린 벽이 설치돼 있어 공간이 넓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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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전시 런웨이를 보여주는 둥근 스크린과 ‘캡슐’ 안에 들어 있는 의상을 볼 수 있었어요. 미래 우주 공간 느낌이랄까요. 수시로 변하는 빛과 영상 덕분에 실제 패션쇼장에 있는 듯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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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다 보면 2층 매장과 바로 연결되는데, 여기에는 루이호 한정 제품도 소량 판매된다고 합니다. 전시에서 본 물건은 물론 의류, 신발, 반려동물 옷까지—살면서 필요할 만한 건 다 있더라고요. 트렁크를 해마다 살 수는 없으니,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장해 소비를 끊임없이 이어가려는 전략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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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ixin Image_2025-08-21_165936_749.jpg 귀여운 비비엔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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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ixin Image_2025-08-21_170010_880.jpg 귀염귀염한 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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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에요. 전시 예약보다 오히려 이곳 예약이 더 힘들어요. 프렌치-중식 퓨전 메뉴와 LV 로고가 찍힌 디저트가 유명한데, 한정된 좌석이라 경쟁이 치열합니다. 9월말까지 이미 모든 예약이 끝났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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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정말 “루이비통 박물관”에 다녀온 느낌이에요. 단순한 브랜드 홍보를 넘어서, 루이비통이 여행·예술·패션·미래 라이프스타일까지 아우르는 세계관을 보여주는 전시였습니다. 저는 전시만 챙겨보는 체리피커라 편하게 즐기고 나왔지만, 이런 전시라면 계속 열렸으면 좋겠어요.이러면서 루이뷔통 키링도 하나 안 사는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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